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하루 2000명을 넘긴 가운데, 19일자 조간과 함께 배달된 광고 전단지에는 스가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고투 잇(Go To Eat)' 홍보 문구가 적혀있다. /사진=엄수가 기자 |
일본에선 하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워킹맘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장 아이를 하루종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맡겨야 하는 상황에서 코로나 제3차 유행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19일 도쿄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현관에서 아이들과 부모의 등원을 맞으며 연신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머리를 조아렸다. 며칠 전부터 엄마들의 걱정 어린 문의가 빗발치자 전날 어린이집 출입을 다시 엄격하게 제한하겠다는 온라인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선 “도쿄에서 18일 코로나 확진자가 최대가 됐다. 제3차 유행이라는 보고가 나오고 있어 보육원(일본 어린이집)에서도 감염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등원 방식을 아래와 같이 조정합니다”라고 쓰여있다.
바뀐 등원 순서는 다음과 같다. ▲어린이집 입구에서 손소독을 한 뒤 인터폰을 누른다 ▲현관에서 아이와 물품을 담당 선생님에게 전달한다 ▲오전에 아이 체온을 기록한 건강카드를 전달한다. 이밖에 ▲현관 앞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아동 한명씩 진행하니 차례를 기다린다. ▲항상 마스크를 쓰고 있는다. ▲아동은 물론 부모 혹은 동행자의 체온도 현장에서 잰다.
8월 2차 유행이 어느 정도 사그라들자 이 어린이집은 내부에 부모나 제 3자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일본 어린이집에선 부모가 아이의 여분의 옷이나 기저귀, 물통, 낮잠 이불 등을 직접 교실 안에 있는 사물함에 넣어주고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긴급사태 선언이 해제된 뒤 7월부터 이 어린이집에선 문을 열고 아이들을 받았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 또다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어린이집 운영을 위해서도 최대한의 경계심을 갖고 운영하는게 낫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일본 도쿄의 한 어린이집에서 코로나19 대응으로 보낸 긴급 온라인 공문으로 등원 변경 사항이 담겨있다. /사진=엄수아 기자 |
전날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전국 도도부현과 공항 검역소에서 집계한 코로나 확진자는 도쿄도 493명을 비롯해, 오사카부 273명, 훗카이도 233명, 가나가와현 226명 등 총 2195명이다. 전체 사망자는 12명이 증가해 1945명이었다.
하루 확진자가 2000명을 넘긴 것은 사상 처음으로 지난 3~4월 1차 유행, 7~8월 2차 유행에 이어 3차 대유행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도통신이 지난 14∼15일 이틀동안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로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한 이들은 84.0%였다. 일본 정부가 ‘감염 방지와 경제 활동 중 어느 쪽을 우선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68.4%는 ‘감염 방지’를 택했다.
그러나 스가 정권은 하루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데도 ‘긴급사태’ 선언을 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여행장려 캠페인인 ‘고투 트래블(Goo To Travel)’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은 5~6월 들어 확진자 숫자가 줄면서 코로나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진 상태였다. 일본 정부가 외식을 장려하는 ‘고투 잇(Go To Eat)’ 정책도 진행하고 있어 코로나 감염 확산이 언제쯤 잡힐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