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정의 회화는 미니멀리즘 페인팅을 연상시키지만 그것과 다르다. 다가가서 자세히 살펴보면 같은 모양으로 촘촘하게 붙은 종이조각과 잘려나간 종이 틈으로 패널이 드러나 있다.
작가는 무엇을 그리느냐 보다는 그리고 지워내는 행위 자체에 중점을 둔다. 종이를 사포질해서 만들어지는 질감을 보는 이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데 무게를 뒀다.
신은정은 “숨겨진 본질적인 의미를 복원하며 재현하는 방법으로 수없이 사포를 문지르는 행위와 반복적인 선을 사용한다”며 “이러한 표현은 구체적인 대상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근원적인 이미지, 의미를 찾아가려는 행위이자 정체성에 대한 끝없는 질문이다”고 작가노트를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