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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천재화가 유에민쥔·바스키아 예술세계 만나볼까

동서양 천재화가 유에민쥔·바스키아 예술세계 만나볼까

기사승인 2020. 11. 2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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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롯데뮤지엄서 각각 대규모 전시 열려
유에민쥔 The Entombment
유에민쥔의 2010년작 ‘The Entombment’. ⓒYue Minjun 2020 제공/유에민쥔, 한 시대를 웃다! 사무국
중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유에민쥔과 미국 팝아트 계열의 천재적인 자유구상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의 대형 전시가 잇따라 개막했다.

‘유에민쥔, 한 시대를 웃다!’전이 내년 3월 28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장 미쉘 바스키아 : 거리, 영웅, 예술’전이 내년 2월 7일까지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내 롯데뮤지엄에서 개최된다.

유에민쥔 전시는 국내외를 통틀어 이번에 최대 규모로 열린다. 유화작품부터 대규모 조형작품, 최근 선보이고 있는 꽃 형상의 얼굴을 그린 작품까지, 유에민쥔 예술세계 전반을 아우른다.

또한 도예가 최지만과의 협업을 통해 유에민쥔의 그림을 도자기 조각으로 재탄생시킨 작품, 전통 판화 기법인 실크스크린 방식을 사용해 제작한 유에민쥔 작품의 판화 에디션도 선보인다.

유에민쥔은 장샤오강, 왕광이, 팡리쥔과 함께 중국 현대미술의 ‘사대천왕’으로 꼽힌다. 그의 대표작 ‘처형’은 2007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590만달러(약 54억원)에, ‘궝궝’은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5408만홍콩달러(약 75억원)에 낙찰돼 당시 중국 현대미술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교사였던 유에민쥔은 천안문 사태에 혐오를 느껴 1990년 베이징에서 화가로 등단했다. 천안문 대학살 이후 무기력증에 빠진 중국인의 자화상을 실없는 웃음을 터뜨리는 얼굴 군상으로 표현하며 세계적인 작가가 됐다.

그는 자신을 모델로 삼아 우스꽝스런 포즈를 취한 채 실없이 웃는 얼굴의 인물을 화면에 반복적으로 등장시킨다. 두 눈을 질끈 감고 입을 활짝 벌리며 웃지만 이것은 작가의 자조적 웃음이자 절망적인 사회를 허무와 풍자로 표현한 역설적 웃음이다.

유에민쥔은 “내 작품 속 인물을 모두 바보 같다. 그들은 모두 웃고 있지만, 그 웃음 속에는 강요된 부자유와 허무가 숨어있다”며 “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면서도 아무 생각없이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표현한다. 이들은 내 자신의 초상이자 친구의 모습이며 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바스키아 작품
바스키아의 1982년작 ‘Untitled(Yellow Tar and Feathers)’./제공=롯데문화재단
바스키아 전시는 폭 4m에 달하는 캔버스에 그린 대작 회화를 비롯해 조각, 드로잉 등 총 150여점을 소개한다. 어린아이처럼 자유분방하면서도 거칠고 이질적인 이미지가 담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바스키아는 흑인 정체성이 묻어나는 혁신적인 작품으로 ‘검은 피카소’로 불렸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아이티인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다. 1977년부터 뉴욕 소호 거리 벽에 낙서 그림을 그리는 그라피티 그룹 세이모(SAMO)를 결성해 활동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팝아트 부흥과 함께 뉴욕 화단 중심부로 진입해 스타 작가가 됐으나 코카인 중독으로 요절했다. 8년간의 짧은 활동 기간 3000여점의 작품을 남긴 그는 20세기 시각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라피티로 시작한 바스키아는 회화에도 여러 단어와 문장, 다양한 이미지를 섞었다. 작품에는 왕관, 얼굴, 공룡, 동물, 자동차, 비행기, 뽀빠이를 비롯한 만화 캐릭터 등이 등장한다. 무질서하게 뒤섞인 글자와 이미지는 바스키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회 모순을 조롱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인종차별과 돈, 권력의 횡포 등에 저항하는 메시지와 더불어 다양한 서사를 담아 관람객의 상상을 유도한다.

듀크 엘링턴 등 존경하는 음악인들의 노래 제목과 가사들로 구성한 작업,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비장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고 나서 본 책 ‘그레이의 해부학’에서 영향을 받은 인체 표현 등도 여러 작품에 나타난다.

전시에는 바스키아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주류 미술계에서 성공하도록 이끈 앤디 워홀과의 공동 작업도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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