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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오차이가 김치라면 단무지는 깍두기인가.”

“파오차이가 김치라면 단무지는 깍두기인가.”

기사승인 2020. 12. 0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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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오차이는 자차이 등과 같은 단순한 절임 식품
김치의 종주국이 한국이 아닌 자국이라는 최근 중국의 주장은 제조 공정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가 확실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한국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쓰촨(四川)성 일대의 전통 절임 채소를 일컫는 ‘파오차이(泡菜)’로 계속 방치한 한국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과거 ‘한청(漢城)’으로 불리던 서울을 ‘서우얼(首爾)’로 고쳐 부른 것과 같은 세심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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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파오차이. 한국식 정통 김치와는 완전 다른 식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맛도 완전히 다르다./제공=바이두.
이번 논란은 중국이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국제표준을 취득했다는 파오차이가 어떤 식품인지 알면 별로 어렵지 않게 풀린다. 세계 최대 중국어 검색 엔진인 바이두(百度)의 설명을 보면 파오차이는 김치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식품이다. 중국인들이 흔히 또 다른 김치로 착각하는 자차이처럼 각종 채소에 소금, 산초잎, 고추, 물 등을 넣고 끓인 다음 발효시킨 것이다. 독일의 배추절임인 사우어크라우트나 일본의 쯔게모노와 비슷한 식품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고춧가루를 비롯해 김치 고유의 양념들도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김치는 제조방법 역시 파오차이와는 완전히 다르다. 배추, 무 등 원료 채소를 소금에 절인 다음 고춧가루, 파, 마늘, 생강 등 다양한 채소를 부재료로 양념해 2차 발효시키는 것이 기본에 속한다. 한국을 잘 아는 중국인들이 김치를 파오차이로 부르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의 요리 연구가 홍승희 씨가 “생 채소를 1, 2차로 나눠 발효시키는 식품은 전 세계에서 김치가 유일하다. 반면 파오차이는 김치 제조 공정의 기본 원리만이 비슷하다. 파오차이를 김치라고 하면 단무지를 깍두기라고 해야 한다”면서 최근 논란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더구나 김치는 이미 2001년 국제연합(UN) 국제식량농업기구(FAO) 산하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국제표준으로 정해졌다. 민간이 주도하는 ISO의 국제표준보다 공신력이 훨씬 더 높다. 그럼에도 중국이 논란을 계속 몰고간다면 무지를 드러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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