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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잡고 착한 이미지 챙기고…카드업계 ‘ESG’ 바람

흥행 잡고 착한 이미지 챙기고…카드업계 ‘ESG’ 바람

기사승인 2020. 12.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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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조6000억 규모 채권 발행
자금 조달과 사회적 책임 강화
정부 한국판 뉴딜정책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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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채권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ESG경영이 중요한 기업평가 지표가 되고 있고,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책임투자가 증가하면서 ESG채권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친환경 정책기조 확대로 기업에게 ESG경영이 요구되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자금 조달과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드사의 ESG채권 발행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카드는 모두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ESG 채권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공공 이익을 강조한 특수목적 채권이다. 자금 사용처도 취약계층 지원, 친환경 개선,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으로 제한된다. 기후변화·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만 쓸 수 있는 그린본드(Green Bond)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소셜본드(Social Bond)도 ESG채권의 일종이다.

ESG채권 발행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지원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이어 11월 4000억 달러(약 4590억원) 규모의 소셜본드를 발행했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의 ESG 전략에 맞춰 사회적 책임 경영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그룹에서 ESG를 강화하고 있고 자사도 전부터 해오던 사회적 책임 경영을 더욱 확대했다”며 “올해 업계 최초로 ESG경영을 전담하는 ESG팀을 신설해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도 중소가맹점의 신용판매대금 조기 지급을 위해 지난 6월과 10월 각각 1500억원, 1000억원의 ESG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중소형사도 적극적이다. 현대카드는 지난 9월 원화 그린본드를 45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수소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차량 판매에 대한 카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롯데카드(1500억원), 하나카드(2000억원)도 중소·영세 가맹점 지원을 위해 나섰다.

지난해까지 5000억원에도 못 미쳤던 카드업계 ESG채권 발행이 늘어난 데에는 기관투자자들과 정부의 정책 변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연기금 및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기금 운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수익성 제고를 목적으로 책임투자를 확대하면서 ESG채권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신한카드 소셜본드의 경우 전 세계 100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해 모집 금액 대비 약 3.8배에 달하는 15억여달러가 모였다.

정부의 한국판 뉴딜정책의 영향도 적지 않다. 정부가 친환경 정책인 그린뉴딜을 추진하면서 금융지주들은 ESG경영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 국민카드, 하나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의 ESG채권 발행이 눈에 띄는 배경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글로벌 경영 화두인 지속가능경영과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금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마련하고 조달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다.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덤으로 챙길 수 있다.

앞으로도 전 세계적인 그린뉴딜 기조 하에 ESG 투자 및 ESG 경영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ESG채권 발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ESG경영 기조가 올해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ESG채권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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