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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화이자 백신 최초 승인…미국보다 빨랐던 이유는?

영국 화이자 백신 최초 승인…미국보다 빨랐던 이유는?

기사승인 2020. 12. 0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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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us Outbreak-Pfizer <YONHAP NO-5061> (AP)
영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사진=AP 연합
영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하면서 전세계가 전염병 종식 기대감에 들썩였다. 동시에 미국 제약사의 백신인데, 승인은 미국보다 영국이 빨랐다는 데 궁금증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또한 일부 제약사에 거액을 지원하는 등 ‘워프 스피드 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통해 백신의 신속한 개발과 보급을 위해 애써왔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두 나라의 백신 승인 심사 절차에 차이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규제당국인 식품의약국(FDA)는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를 검토하기 위해 제약사가 제출한 보고서뿐 아니라 수천 장의 관련 서류를 꼼꼼하게 점검하는 등 원 자료(raw data)부터 공들여 분석한다. 스티븐 한 FDA 국장은 “FDA는 원 자료를 실제로 살펴보는 몇 안 되는 규제기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반면 영국 규제당국은 심사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제약사가 내놓은 자체 분석에 크게 의존한다고 NYT는 전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백신 승인을 위해 1천 장 이상의 서류를 직접 검토하는 등 ‘전례 없이 많은’ 원 자료를 살펴봤다며 검토 절차가 미흡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두 나라의 자문위원회 소집 일정 속도에도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FDA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백신·생물의약품 자문위원회(VRBPAC)를 오는 10일 처음 열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에 관해 검토할 예정이다. 하지만 영국 자문위원회는 이미 화이자 백신 승인을 논의하기 위해 40시간 이상 모였다고 화이자 측은 전했다.

아울러 맷 행콕 영국 보관장관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덕분에 백신 승인 절차가 빠르게 진행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행콕 장관은 영국 타임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화이자 백신 승인과 관련해 “올해 초 우리는 유럽의약품청(EMA)에 속해 있었지만 브렉시트 덕분에 영국 규제당국에 근거해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동일한 절차와 검토를 통해 (심사를) 진행했다. 다만 브렉시트로 속도가 빨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EU에서는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EMA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유럽연합(EU)의 규제 매커니즘이 가장 적합하다”며 영국의 백신 승인이 성급했다고 지적했다. 페터 리제 독일의 EU 의원도 “문제가 있는 결정”이라며 “EMA가 몇 주에 걸쳐 철저하게 심사하는 게 서둘러 승인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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