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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승진’ 삼성전자… 세대교체로 ‘뉴 삼성’ 속도(종합)

‘역대급 승진’ 삼성전자… 세대교체로 ‘뉴 삼성’ 속도(종합)

기사승인 2020. 12. 04.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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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4일 214명 규모 임원인사 '3년만 최대'
부사장 31명 미래 CEO 후보군 강화…51세 부사장도
호실적 '보상' 성과주의에 발탁인사로 조직 활력
이재용, 미래 동력 강화하며 '뉴 삼성' 속도낼 듯
삼성 사옥 연합
/연합
4일 단행된 삼성전자의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는 삼성 특유의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이 바탕이 됐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지난 3분기에 역대 최대인 67조원의 매출을 거두고 영업이익도 12조3500억원으로 2년 만에 최대를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일궈내면서 3년 만에 최대 규모인 214명의 승진자를 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지난 2일 처음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김기남 DS부문장, 김현석 CE부문장, 고동진 IM 부문장 등 대표이사 3인을 모두 유임시키고 반도체 등 일부 사업부장을 교체하는 소폭의 변화를 준 반면, 이번 임원인사에서 31명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대규모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강화했다.

이번 인사로 이 부회장 체제로 전환하는 미래 동력을 강화하면서 향후 ‘뉴 삼성’으로의 변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정기임원 인사에서는 부사장 31명, 전무 55명, 상무 111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이 승진 명단에 올랐다. 이는 2017년 221명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승진 인사다. 삼성전자 임원 승진 규모는 2017년 5월(90명), 2017년 말(221명), 2018년 말(158명)에 이어 올해 1월에는 162명을 기록했었다.

이번 삼성전자의 ‘승진 잔치’는 ‘성과 뒤에 보상 있다’는 성과주의 원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호실적을 달성한 것에 대한 ‘보상’ 차원인 셈이다. 비대면 수요 확대로 인해 뚜렷한 성과를 낸 반도체쪽에서는 이석준 시스템LSI사업부 LSI개발실장, 황기현 반도체연구소 파운드리 공정개발팀장이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비스포크’ 시리즈로 돌풍을 일으킨 생활가전에서도 승진이 이어졌다. 지난 2일 사장단 인사에서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이 생활가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사장에 승진한 데 이어 이강협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과 이기수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에 부사장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기수 부사장의 경우 비스포크 호실적에 따라 전무 승진 2년 만에 부사장으로 발탁된 경우다.


삼성전자 50대 초반 부사장
삼성전자 2021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50대 초반 부사장들. 왼쪽부터 이준희, 윤태양, 황기현 부사장 /제공=삼성전자
특히 지난 사장단 인사에서 반도체 부문에서 50대의 이정배(53) 부사장과 최시영(56) 부사장을 각각 메모리사업부장과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 발령한 데 이어 이번 임원인사에서도 세대교체 흐름이 이어진다.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이끌 차세대 CEO군을 대거 중용해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올해 51세의 이준희 네트워크 사업부 선행개발그룹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윤태양(52) 글로벌인프라총괄 평택사업장과 황기현(53) 반도체연구소 파운드리 공정개발팀장도 50대 초반 부사장으로 ‘젊은 피’에 속한다.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연령이나 연차 등과 상관없이 성과가 우수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승진시키는 ‘발탁인사’가 25명으로 최대 수준이었다. 코로나19와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지속되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로 분석된다. 발탁승진은 2017년 5월 8명, 2017년 말 13명, 2018년 말 18명, 올해 1월 24명, 그리고 이번에 25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기수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을 비롯해 이준희 네트워크사업부 선행개발그룹장, 정호진 한국총괄 CE영업팀장(전무), 이진엽 메모리사업부 Flash설계팀장(전무) 등이 발탁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 외국인 여성 임원
삼성전자 2021년도 임원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린 미국 SEA법인 CE비즈니스장 스틴지아노 부사장(왼쪽부터), VD사업부 서비스 비즈니스팀 부팀장 한상숙 전무, 삼성리서치 데이터분석연구실 이윤경 상무. /제공=삼성전자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는 취지로 외국인과 여성에 대한 승진 문화를 확대하는 기조도 유지했다. 외국인과 여성 임원 승진은 10명으로 지난해보다 1명 늘었다. 스틴지아노 미국 SEA법인 CE 비즈니스장(부사장), 메노 네덜란드 SEBN 법인장(전무), 드미트리 러시아 SERC법인 CE B2C팀장(상무), 아라이 DS부문 일본총괄 영업팀장(상무), 한상숙 VD사업부 서비스 비즈니스팀 부팀장(전무), 유미영 생활가전사업부 S/W개발그룹장(전무) 등이 승진했다.

이번에 상무가 된 삼성리서치 데이터분석연구실 이윤경(41) 상무는 이번 인사에서 최연소 신임 임원 기록을 세웠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지난해 여성 임원 2명을 최초로 승진시킨 데 이어 올해도 여성 2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계열사인 삼성전기도 김태영 경영기획 그룹장을 상무로 승진시켜 여성 임원 승진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또 올초 인사에서 10명이던 소프트웨어 분야 승진자를 이번 인사에서는 윤장현 무선사업부 S/W 플랫폼팀장(부사장), 이종열 메모리사업부 S/W 개발팀장(부사장) 등 21명이나 승진시키며 미래 핵심 성장동력을 강화했다.

당초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 등 사법리스크로 인해 인사가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시장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신속한 인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뒤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사장단 및 임원 인사로 삼성전자는 ‘뉴 삼성’으로의 변화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재계에서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불법 경영 승계 의혹 재판 등 사법리스크로 인해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시장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면서 일선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돼 신속한 인사에 나섰다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재계에서는 조만간 발표된 조직개편과 보직인사가 완료되면 뉴 삼성을 향한 변화와 쇄신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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