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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한 숨 돌린 SK이노, 갈 길 바쁜 LG에너지솔루션

[취재뒷담화] 한 숨 돌린 SK이노, 갈 길 바쁜 LG에너지솔루션

기사승인 2020. 12.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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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증명
이선영 경제산업부 기자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문)과 SK이노베이션이 벌이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이 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0일(현지시간) 발표하기로 예정했던 양사의 소송 최종 판결을 내년 2월10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입니다. 일정이 벌써 세 번째나 연기되면서 양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우선 한 숨을 돌린 건 SK이노베이션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지난 2월 ITC의 조기 패소 판결을 받아들었던 만큼 최종 판결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ITC의 예비결정이 번복되는 전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죠.

최종 판결에서 패소한다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품과 소재 등을 미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됩니다.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장은 사실상 가동이 불가능해지는 겁니다. 게다가 LG에너지솔루션에 손해배상금까지 지급해야 합니다.

올해 정유부문의 부진으로 3분기 누적 2조2439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ITC의 결정이 내심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소송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점은 부담이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합의를 타진할 수 있는 두 달의 시간을 더 벌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종 판결이 세 차례에 걸쳐 연기되면서 답답한 심정입니다. 이달 초 LG화학에서 분사, 홀로서기에 성공하며 첫 발을 내딛고 있는데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전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어서죠.

LG에너지솔루션이 승소하면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되고, 그 전에 합의가 이뤄지면 합의금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합의금은 LG에너지솔루션이 수조원대를, SK이노베이션은 수천억원대를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양 측의 입장차가 커 합의에는 진척이 없죠. 기업공개(IPO) 등 외부에서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분사한 만큼 시장에 호재성 소식을 알려야 하는데 뜻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ITC의 최종 판결 연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지만, 중요한 건 양사 모두 2개월의 시간을 벌게 된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배상금 규모를 두고 입장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으나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도 커졌죠.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닐 수 있겠지만, ITC의 최종판결이 나오기 이전에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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