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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증시는 활황인데…‘증권가 꽃’ 애널리스트 줄어드는 이유

[취재뒷담화] 증시는 활황인데…‘증권가 꽃’ 애널리스트 줄어드는 이유

기사승인 2020. 1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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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증시 ‘열풍’에도 증권가의 ‘꽃’으로 불리던 애널리스트들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달 17일 기준으로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58개 증권사 소속 금융투자분석사는 1073명으로 지난해 연말 대비 10명이 감소했습니다. 2010년에는 1500명대에 이르렀던 애널리스트의 30%가 줄어든 셈입니다.

한 증권사에서는 1년째 자동차 산업 부문 애널리스트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인력난’까지 겪고 있습니다. 한때 선망의 직업이던 애널리스트가 이렇게 외면 받게 된 배경으로는 증권사 수익 구조가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서 점차 IB부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 꼽힙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의 리서치 보고서는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위탁매매 영업을 하는데 많이 활용돼왔습니다. 이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점차 회사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줄자 애널리스트의 역할도 작아진 거죠. 최근 반짝 ‘증시 붐’이 일었다고 해도, 추세적인 수익 구조 변화는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증권사 수수료 수익에서 브로커리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새 70%에서 30%로 줄어들었습니다.

수익성이 줄어들면서 대우도 예전만 하지 못하니 업무 고충도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고유의 기업 분석 업무를 하면서도 영업부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도 이어지게 됐습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도 결국 영업을 해야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며 “커버해야 할 기업은 많아지는데, 수익은 그만큼 나지 않으니 예전만큼 보수가 좋은 편도 아닌 실정”이라고 평했습니다.

그럼에도 애널리스트들이 증권시장에서 꼭 필요한 존재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애널리스트는 투자 정보 제공 뿐 아니라 투자자 보호 강화, 시장교란 및 체계적 위험 완화 등의 기능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요즘에는 검증 없이 자극적인 멘트만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사칭’ 전문가들도 판을 치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신빙성 있고, 객관적인 관점에서의 투자 분석가들의 역할이 필요할 때입니다.

일각에서는 리서치 부문 수익성을 끌어올리는게 위상 회복의 방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리서치 자료 유료화 논의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유럽에서는 지난 2018년 초부터 투자자보호 강화 핵심 방안의 하나로 자산운용사에게 관행적으로 무상 제공하던 리서치 서비스에 대한 보수를 분리해 이해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미국 등의 비유럽국가는 물론이고, 국내 증권사도 유럽 자산운용사에 리서치 보고서를 제공하면 보수를 따로 수취하고 있죠.

물론 유료화에 앞서 자체적으로 정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리서치 정보 유료화에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건 그만큼 굳이 돈을 내고 이들의 정보를 살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연례 행사처럼 적발되는 애널리스트 선행매매 사건도 신뢰 추락에 한 몫 합니다. 증권사들도 영업부서와 리서치센터의 분리, 애널리스트 윤리 교육 강화 등 투자 정보 분석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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