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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아마존·MS마저 너도나도 칩 설계...흐뭇한 삼성전자

[취재뒷담화] 아마존·MS마저 너도나도 칩 설계...흐뭇한 삼성전자

기사승인 2020. 12. 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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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업체 대신 칩 수요자들 파운드리 문 두드려
고객사들, TSMC 대신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관심
취담
요즘 반도체 시장의 변화를 보면 삼성전자에 ‘행운의 여신’이 온 게 아니냐는 생각마저 듭니다. 칩 설계와 제조로 나뉘는 반도체 분업화는 대세가 됐지만, 기존 파운드리에 주문을 넣던 건 어디까지나 엔비디아·AMD·자일링스 등 같은 반도체회사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대규모 칩 수요자들까지 필요한 칩을 독자적으로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죠.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애플이었습니다. 애플이 인텔을 버리고 자체 칩 생산에 나설 때만 해도 수혜는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의 몫이었습니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의 라이벌 삼성 대신 TSMC에 물량을 몰아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애플로 시작된 독자칩 바람은 구글, 아마존에 이어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움직였습니다.

특히 MS는 아마존 다음가는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업체인 데다 노트북·태블릿 PC까지 다룹니다. MS마저 반도체 설계에 나서면서 이들에게 칩을 공급하던 인텔의 역할은 급속히 줄어들고 파운드리의 역할은 급성장할 전망입니다.

그럼 그 수혜는 누가 받을까요? TSMC보다는 삼성 파운드리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들 ‘IT 공룡’들이 원하는 7나노 이하 고급칩을 만들 수 있는 건 TSMC와 삼성뿐입니다. 이 가운데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한 TSMC은 애플의 물량을 독식해 생산라인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배가 부른 TSMC는 주요 고객사를 상대로 해오던 12인치(300㎜) 웨이퍼 제조 비용의 최대 3% 인하정책을 폐지했습니다. 파운드리 고객들도 TSMC 편중을 심각하게 우려하면서 대안을 찾기 시작했죠.

그런 면에서 삼성전자는 안성맞춤입니다. 구글·MS는 삼성 제품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며 삼성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역시 가전과 전제제품을 파는 삼성과 협력할 일이 많죠. 또한 이들 모두 애플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TSMC와 달리 소프트웨어 등으로 협력관계인 삼성에 주문을 넣을 때는 가격 할인 등 협상 조건을 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내년은 삼성전자에게 새로운 도약의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이 37억1500만달러(약 4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늘어난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그리고 이런 성장세는 수주물량 증가와 함께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1등’이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목표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될지 한번 지켜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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