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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은총재의 경고, 문제는 실천이 어렵다는 것

[사설] 한은총재의 경고, 문제는 실천이 어렵다는 것

기사승인 2021. 01. 0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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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증시가 개장되자마자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초로 3000을 돌파했다. 이 자체로는 한국 자본시장의 성장을 상징하는 기쁜 소식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지난해부터 실물경제는 나쁜데 초저금리의 장기화로 풀린 돈이 부동산과 주식으로 몰려 자산의 가격이 치솟는 금융불균형 문제를 지적해왔다. 코스피지수 3000 돌파는 그런 실물과 금융 간 괴리가 더 커졌다는 의미다.

지난 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돈이 풀려 “잠재된 리스크가 올해 본격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면서 “조그만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 총재는 자신의 발언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서 보통 완곡하게 표현하는데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만큼 이런 불균형의 확대가 초래할 문제가 크고 가까운 미래에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한은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한다는 차원에서 저금리를 유지하지만 금융불균형이 확대되지 않도록 추가적 금리인하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그러나 한은 총재의 이런 강한 경고는 그런 저금리의 유지조차도 ‘영끌’이니 ‘빚투’니 하면서 부동산과 주식으로 돈이 쏠리는 것을 막기 어렵게 됐음을 뜻한다.

현재 10개 중 2개 정도의 기업들이 빌린 이자를 갚지 못할 정도로 기업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 이자 유예, 상환 유예, 저금리 등 임시변통 성격의 조치로 그런 현실이 가려져 있을 뿐이다. 국내총생산과 비교해서 가계의 부채는 101%나 되고 기업부채는 110%로 이미 너무 높다는 국제금융기구의 경고음도 들린다. 현금을 30% 확보하라는 증권가의 조언도 나온다.

그래서 코스피 지수 3000 돌파에 우리는 환호성만 지를 수 없다. 한은총재의 발언도 저이자율 정책을 계속하기 어려운 한계 상황이 오고 있다는 뜻이다. 저이자율을 지속하다가는 ‘언제 터질지 모르지만 언젠가 터질’ 시한폭탄을 더 크게 만드는 우를 범할 수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이런 인식을 공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실천이다. 과연 이자율을 조정할 용기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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