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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명 사실상 격리, 中 허베이성 비상

2000만명 사실상 격리, 中 허베이성 비상

기사승인 2021. 01. 0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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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우한 될 가능성 고조
베이징을 둘러싸고 있는 중국 허베이(河北)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상황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자칫 잘못하면 ‘제2의 후베이(湖北)성’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고조되고 있다. 이 경우 중국은 코로나19와 다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최악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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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베이성 스자좡의 샤오궈좡 시민들이 마을에 마련된 코로나19 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있다. 스자좡에서도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된 곳인 만큼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제공=신화(新華)통신.
성도(省都) 스자좡(石家莊)을 비롯한 싱타이(邢台), 딩저우(定州) 3개 도시의 시민들에 내려진 금족령을 보면 진짜 그럴 수도 있지 않나 싶다. 코로나19 상황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9일 전언에 따르면 향후 1주일 동안 집에서 머물라는 통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3개 도시 시민 2000만명은 사실상 격리 상태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스자좡의 경우 시내 상황도 간단치 않다. 9일 오전부터 지하철을 비롯해 버스, 택시 등의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당연히 시내를 돌아다니는 시민들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스자좡 시민 펑밍민(彭酩敏) 씨는 “당국으로부터 절대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 당황스럽지만 당국의 요구 사항을 준수하려고 한다. 그러지 않을 수도 없다. 모든 슈퍼마켓과 상점이 오프라인 판매를 중단했으니 나갈 일도 별로 없다. 당국에서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싱타이와 딩저우도 오십보 백보라고 할 수 있다. 반드시 필요한 방역 인력 외에는 시내에서 사람 그림자를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 상황은 1주일 동안의 금족령으로 인해 일단 15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당연히 금족령은 연장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허베이성과 스자좡 등이 지난해 후베이(湖北)성과 우한과 비슷한 처지가 된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만큼 빠른 현실과 관련이 있다. 9일 0시 기준으로 300여명의 확진자와 무증상 감염자가 나왔다면 굳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없다.

바로 지척의 수도 베이징이 뚫려서는 안 되는 현실도 무시하기 어렵다. 왕둥펑(王東峰) 허베이성 서기가 최근 회의에서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강조하면서 “우리 성은 수도 정치를 보호하는 ‘해자’가 돼야 한다”고 말한 사실만 봐도 그렇지 않나 보인다. 쑨춘란(孫春蘭) 부총리가 감염자가 집중 발생한 스자좡의 샤오궈좡(小果莊) 마을 등 현장을 시찰하고 조속히 바이러스 전파를 억제하라고 촉구한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지난해 9월 코로나19의 사실상 종식을 선언한 중국 당국의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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