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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아무튼 충성

[아투 유머펀치] 아무튼 충성

기사승인 2021. 01. 1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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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오래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모스크바 크렘린 궁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와인 몇 잔을 곁들인 만찬까지 마쳤다. 휴식을 위해 회담장 고층 라운지에 도착한 두 정상은 술기운이 남아 있었던 탓인지 별난 내기를 하게 됐다. 누구의 경호원이 더 충성스러운지 시험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먼저 푸틴이 자신의 경호원에게 붉은 광장 아래로 뛰어내릴 것을 명령을 했다.

그러자 경호원이 “각하! 아내와 두 딸이 있는 몸입니다. 제발...”이라며 무릎을 꿇고 애원을 했다. 그 광경을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지켜보던 김정일이 이번에는 자신의 경호원에게 공중낙하를 지시했다. 그러자 경호원이 비장한 모습으로 창문을 여는 게 아닌가. 깜짝 놀란 푸틴 대통령이 만류를 하자 그가 뿌리치며 하는 말 역시 가족이 관건이었다. “이 손 놔주시라요. 처자식이 있는 몸입네다...”

어떤 사람이 애견 갤러리에서 “가장 충성스러운 개를 사고 싶다”고 했다. 주인이 특별한 개 한 마리를 소개했다. 손님이 그 개의 충성도를 물었더니 “4차례 팔았는데 4차례 다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이 개의 습성은 일본 야쿠자의 충(忠)을 닮았다. 맹목적이다. 조폭집단의 이른바 ‘의리’라는 것도 그렇다. 그래서 무사도를 숭상한 일본 역사에서의 충과 유교문화가 지배했던 한국 역사에서의 충은 다르다.

중국과 한국의 충은 주군의 잘못된 처신을 비판하다가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았다. 당 태종은 위징의 혹독한 간언(諫言)을 수용했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군과 충신으로 남았다. 고려 말 정몽주의 충은 피폐해진 종묘사직과 민중의 삶을 위한 것이었다. 이순신 장군의 충도 나라와 백성을 위한 것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차지철의 충과 전두환 대통령에 대한 장세동의 충은 어떤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참모다.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릴 정도다. 권력을 창출하고 선거를 승리로 이끈 1등 공신이 공직을 마다하고 야인(野人)으로 남은 것 또한 이례적이다. 그가 다시 외국행을 준비하며 던진 말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생각은 달라도 장세동 전 경호실장의 ‘의리’ 하나는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행보는 또 어떤 충(忠)으로 역사에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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