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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언론, ‘출산 전 남편 속옷 챙기라’는 서울시에 “구시대적 조언으로 성(性)갈등 부추겨”

獨 언론, ‘출산 전 남편 속옷 챙기라’는 서울시에 “구시대적 조언으로 성(性)갈등 부추겨”

기사승인 2021. 01. 1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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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가사
독일 언론 슈피겔이 서울시의 임산부에 대한 ‘성(性)차별’ 적인 임신,출산 조언에 “한국의 오래된 남녀갈등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독일 유력 언론이 한국의 수도인 서울시가 임신 출산에 대한 ‘구시대적인 조언’으로 지난 수년 동안 한국에서 불거져온 남녀갈등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독일 유력시사지 슈피겔은 11일(현지시간) ‘임산부는 체중이 늘지 않아야 하며 출산 전 남성을 위해 요리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서울의 임신·출산 정보센터가 정작 임신과 출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더 많은 압력’을 관련 정보로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슈피겔지는 기사에서 “임신 중 여성은 출산에 대한 걱정과 고통, 신체의 피로와 거동하기 힘든 상태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물론, 자신의 몸에 있는 작은 생명에 대한 책임감 등으로 부담감을 지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을 도울 수 있는 것은 ‘도움’뿐이지만 서울시는 아마 그것을 다르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해당 사이트는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가 지난 2019년 임산과 출산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개설한 것으로, 서울시의 모자보건 서비스를 포함해 난임·임신·출산·육아에 대한 정보가 정리돼 있었다.

슈피겔지는 그 중에서 ‘출산 전 준비’에 관한 조언을 특별히 언급하고 ‘남편과 아이들이 출산을 위한 입원 기간 갈아입을 옷과 속옷 등을 준비해두고 남편이 쉽게 식사를 준비할 수 있도록 음식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임산부가 체중이 늘어나지 않도록 작은 사이즈의 옷을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고 동기 부여을 함으로써 과식을 억제해야 한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매체는 이러한 내용에 대해 한국 내에서 “누군가는 정부가 여성을 남편의 가정부로만 간주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든 임신 후기 여성이 남성을 위해 속옷과 음식을 준비하길 기대하는 것이냐’는 목소리를 내는 등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분노의 목소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성차별 문제들이 한국에서 처음 있는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매년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살해되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로,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혐오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세계경제포럼(WEF)이 공개한 ‘세계 성(性) 격차 보고서’에서 한국의 성 평등 순위가 153개국 중 108위를 차지하는 등, 남녀 평등 대우에 있어 국제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피겔지는 또한 지난 몇 년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률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상황이, 이런 부당한 현실을 거부하는 한국 여성들이 여성 혐오 구조와 보수적인 성 관념에 저항하고 주부 역할을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시대적 흐름의 결과라는 분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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