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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의 양안 경협 끝날 가능성 고조

30년 동안의 양안 경협 끝날 가능성 고조

기사승인 2021. 01. 12.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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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기업들에게는 더 이상 중국이 낙토 아닌 듯
지난 30년 동안 윈윈이라고 해도 좋았을 중국과 대만 양안(兩岸)의 경제 협력이 조만간 종언을 고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만의 대륙 투자가 이제는 여러 요인으로 인해 더 이상 무의미한 상태가 돼 자연스럽게 끝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대륙에 진출한 대만 기업들의 상당수는 이제 어떻게 슬기롭게 몸을 뺄 것인지를 두고 그야말로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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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둥성 둥관에 소재한 대만계 완구 회사에서 중국 근로자들이 인형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대만 기업들의 대륙 엑소더스로 인해 이런 모습은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양안 소식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의 12일 전언에 따르면 양측의 경협은 지난 세기 80년대 말의 이른바 탐친(探親·대만인들의 고향 및 친척 방문)이 본격화하면서 고고의 성을 울렸다고 할 수 있다. 탐친으로 인해 양안의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대만 기업들의 대륙 투자 붐이 일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대만 사업가 렁유청(冷有成) 씨는 “지금은 양상이 조금 달라지기는 했으나 초창기만 해도 양안의 경협은 대만 기업들의 대륙 투자가 주를 이뤘다. 양측은 서로 상당한 이득이 봤다. 이른바 윈윈이었다”고 양안 경협의 역사를 회고했다.

렁 씨의 말대로 대략 10여 년 전만 해도 대만의 대륙 투자는 거의 신드롬이나 다름없었다. 대륙에 투자하지 않는 대만 기업인은 바보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대만 기업들의 낙토로 불린 광둥(廣東)성 둥관(東莞) 같은 도시에 대만 기업인들의 첩 마을이 존재했다면 더 이상의 설명은 사족이라고 해도 좋다.

하지만 이후 서서히 상황은 변했다. 무엇보다 중국의 경제 덩치가 엄청나게 커졌다. 졸지에 갑과 을의 위치가 바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었다. 당연히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은 대만 기업들이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 여기에 대만 기업들에게 주어지던 각종 혜택도 대거 줄었다. 윈윈의 분위기는 졸지에 대만 기업만 망하는 쪽으로 흘러가게 됐다. 통계에서도 현실은 분명히 보여지고 있다. 지난해 대륙에 투자한 1000개 대만 기업들의 영업 이익이 전년에 비해 무려 5분의 1로 줄어든 것. 이는 9년만의 최저 기록으로 향후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만 기업들은 중국보다 임금이 훨씬 저렴한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유턴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수년 내에 대륙 내 대만 기업들은 거의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농후하다. 양안 간의 좋은 시절은 이제 진짜 완전히 가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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