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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호 한화건설 사장, 역대 최대 주택공급 ‘승부수’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 역대 최대 주택공급 ‘승부수’

기사승인 2021. 01. 1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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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 수천 가구 수준서 올 2만 가구 '공격적 분양' 선택
명품 브랜드로 부채 부담 덜고 해외사업실적 방어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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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 최고경영자(CEO) 최광호 사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새로운 브랜드 ‘포레나’를 앞세워 올해 전국에 주택 2만여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연평균 수천 가구 공급에 머물던 한화건설이 공격적인 주택사업에 나선 배경에는 최 사장의 절박함이 깔려있다. 최 사장은 원할한 현금흐름을 창출해 막대한 부채를 덜어야 하는 숙제을 안고 있다. 국내 주택사업은 해외사업보다 꾸준한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브랜드 아파트로 재미를 본 선례가 있어 최 사장이 고민 끝에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천 가구서 2만 가구 이상 대규모 분양
14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올해 2만1629가구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건설은 2017년 5641가구, 2018년 4262가구, 2019년 5393가구, 2020년 2874가구를 공급해왔다. 한화건설의 역대 최대 분양실적도 2007년 6770가구에 불과하다. 올해 목표는 이례적인 수준인 것이다. 2020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들의 올해 평균 분양계획 물량(2만3500가구)에 견줄만하다.

한화건설은 공격적인 분양에 앞서 브랜드부터 바꿨다. 기존 브랜드인 ‘꿈에그린’은 접고 2019년 8월 내놓은 새 브랜드 ‘포레나’로 공격적인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한화건설은 포레나 출시 뒤 해당 브랜드 단지를 모두 완전판매한 바 있다. 스웨덴어로 ‘연결’을 의미하는 포레나는 ‘사람과 공간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겠다는 한화건설의 의지를 담고 있다. 최 사장은 포레나를 명품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작년 7월에는 고유 디자인 ‘포레나 익스테리어(외관) 디자인’도 개발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작년 브랜드 런칭한 이후 포레나만이 가진 독창적인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을 개발해왔다”며 “포레나 안전도어 개발, 포레나 단지에 배달로봇 서비스 적용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등 모두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화건설 누르는 빚…안정적 현금흐름 필요
최 사장이 올해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하는 건 해외사업의 불안전성을 덜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한화건설은 대규모 해외사업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조성사업을 진행하며 공사 미수금 문제를 항상 안고 있다. 최 사장의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가 한화건설의 부채다. 한화건설의 부채비율은 작년 3분기 기준 220%로 일반 제조업체나 다른 1군 건설사와 비교할 때 높은 편이다. 단기 차입금·사채는 1조5240억원으로, 단기 금융자산(약 4000억원)보다 3배 이상 많다.

하지만 국내에서 대규모 주택 분양이 성공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진행되는 분양사업 특성상 수년간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한다. 수년 전 분양 붐이 불 때 한화건설은 다른 건설사보다 주택공급에 소극적이어서 적은 수익에 만족해야 했다. 같은 기간 GS건설이 해외건설 사업에서 진 빚을 대규모 국내 주택 공급으로 만회했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선택을 한 셈이다. 최 사장이 이번 포레나 브랜드로 주택사업에 승부수를 던진 것도 분양시장에서 ‘자이’ ‘힐스테이트’ 등 브랜드 파워를 절감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방도시에 갈수록 명품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강하다”면서 “대형건설사들이 침제된 해외건설 시장의 대안으로 지방 재건축 단지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라 한화건설도 실기(失機)할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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