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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상경영 돌입…계열사 자율책임경영 불가피

삼성 비상경영 돌입…계열사 자율책임경영 불가피

기사승인 2021. 01. 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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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호 삼성전자 사장 이끄는 사업지원TF가 총괄지위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 금융경쟁력제고TF 체제
"대규모 투자와 신사업 등 주요 의사 결정은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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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되면서 삼성은 ‘총수 부재’에 따른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삼성의 전자 계열사들은 2017년 2월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되고, 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이 해체된 이후 총수 중심 경영 체제에서 계열사별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뀐 시스템에 따라 대표 중심의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은 ‘금융경쟁력제고 TF’를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 진용을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이 당장 현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지만 2016년 약 9조원을 들여 인수한 하만을 뛰어넘는 빅딜,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등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이을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은 당분간 삼성에서 나오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한동안 계열사별 자율 책임경영으로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의 핵심 측근인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이 이끄는 사업지원 TF가 그룹 전반을 조율하고 계열사의 중복 투자를 방지하는 등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사업지원 TF가 이미 해체된 미전실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큰 만큼 그룹 전반에 적극적으로 나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 사장의 총괄지휘 아래 삼성전자는 김기남 부회장이 선장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회장의 총괄로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고동진 모바일(IM) 사장 등이 주요 현안 책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외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 역시 사업지원 TF와 대표이사 중심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금융 계열사들은 미전실 해체 후 꾸려진 ‘금융경쟁력제고 TF’ 중심으로 비상경영 진용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TF는 총수 부재의 위기를 타개하고 금융계열사의 공통 현안을 조정·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너지 창출 방안 마련도 TF에서 담당한다.

이 처럼 일상적인 경영은 CEO 선에서 가능하겠지만 대규모 투자 등 굵직한 의사 결정은 지체돼 결국 삼성의 앞날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2017년 2월 구속되기 전까지 매주 열리던 그룹 사장단 회의는 구속 후 중단됐다.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되기 3개월 전에 자동차 전장업체 미국 하만을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삼성은 굵직한 인수·합병(M&A)이 실종된 상태다.

2017년 이 부회장 수감으로 이 부회장을 대신해 삼성전자를 진두지휘한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은 총수 부재 상황을 ‘비극’ ‘장애’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권 전 회장은 2017년 10월 이 부회장의 구속수감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것은 말하자면 비극”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더욱 많은 조언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장애를 안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현석 CE 부문 사장 역시 지난해 7월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미래를 위한 투자를 못 하고 있다. 성장을 위해 모든 자원을 집중해도 모자랄 위중한 시기에 예정된 투자말고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 내부에서는 현재 TSMC가 삼성전자의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3배를 넘어서며 압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는 것 역시 2017년 이 부회장의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전자는 2019년 시스템반도체에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앞서 이 부회장 부재가 없었다면 관련 계획은 더 일찍 실행돼 TSMC를 지금보다 더 바짝 추격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고 이건희 회장이 차명계좌 관련 특검 수사에 책임을 지고 2008년 4월 경영에서 물러났을 때도 위기를 맞았다는 게 삼성 임직원들의 시각이다. 이 회장은 2010년 경영에 복귀하며 발표한 5대 신수종 사업(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LED·바이오제약·의료기기)을 발표했지만 이 중 태양전지, 의료기기 등은 투자 적기를 놓쳐 중국에 시장을 내주는 등 실기했다는 지적이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비상경영체제하에서 단기적으로는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 되기 때문에 실적이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땐 오너십의 결단이 필요한 대규모 M&A와 투자 결정이 늦어질 수 있어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또 기존 사업에만 집중하게 된다면 신규 사업 발굴이 늦어져 장기적 경쟁력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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