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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CJ 장남’ 이선호 복귀…3세 경영 승계 시나리오는

[마켓파워] ‘CJ 장남’ 이선호 복귀…3세 경영 승계 시나리오는

기사승인 2021. 0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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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3세 경영 승계’에 시동을 걸었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씨(32)가 1년 4개월 만에 그룹 ‘맏형’ 격인 CJ제일제당 부장(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복귀하면서다. 이 부장의 복귀로 지연됐던 승계 작업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관건은 아직 2%대로 미미한 이 부장의 CJ 지분 확보다. 시장에선 2022년 상장 예정인 CJ올리브영을 지렛대 삼아 지주사 지분 매입 또는 증여세 납부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J 올리브영의 최대주주인 CJ를 제외하면 이 부장의 지분율이 17.97%로 가장 많다. 시장에선 CJ올리브영 기업가치를 약 1조8000억원으로 추산한다.

일각에선 ‘장자 승계’ 원칙을 깰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말 승진한 누나 이경후 CJ ENM 부사장의 역할론도 주목한다. 동생 이선호 부장은 식품 사업을, 이경후 부사장은 미디어사업을 중심으로 경영 역량을 쌓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부장으로선 총수 자질을 인정받기 위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부장의 CJ 지분율은 2.75%다. 최대주주인 부친 이 회장 지분(42.07%)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누나 이 부사장의 지분율은 1.19%다. CJ그룹의 지배구조는 CJ를 통해 CJ 제일제당·CJ ENM·CJ 올리브영 등 계열사를 거느리는 형태로, CJ 지분확보가 승계의 핵심이다.

이 부장이 총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추가 지분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계열사 CJ 올리브영 지분 활용 방안이 주목된다. CJ 올리브영의 최대주주는 CJ(55.01%)로, 이를 제외하면 이 부장이 지분율 17.97%로 가장 높다. 이경후 부사장의 지분율은 6.91%다. 이 부장은 추후 올리브영 지분을 팔아 CJ 주식을 사들이거나, 증여세 납부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CJ 올리브영이 2022년 예정돼 있는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쳐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승계 작업도 수월해진다. 현재 업계에서 추산하는 기업가치는 1조8000억원으로, 작년 매출액은 1조8628억원, 영업이익은 745억원으로 추정된다.

장기적으론 CJ 신형우선주도 지분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이 부사장과 이 부장의 CJ 신형우선주 지분율은 각각 22.40%, 22.51%다. 2019년 이 회장은 신형우선주를 이 부사장과 이 부장에게 각 92만668주씩 증여했다. 신형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지만, 시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되는 것이 특징이다. 2029년이 되면 두 사람에게 증여된 신형우선주는 보통주 2.7%로 전환된다. 다만 신형우선주는 보통주 전환까지 일정기간이 필요해, 승계작업을 위해 빠른 시일 내 현금화할 수 있는 CJ 올리브영 지분 활용 방안이 유력하다.

1990년생인 이선호 부장은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 식품전략기획 1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장 감각을 키웠다. 2019년에는 CJ 제일제당의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 인수 후 통합전략(PMI) 작업을 주도해왔다. 이후 CJ그룹 차원에서도 미국·유럽에서의 K푸드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이 부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추후 CJ는 오너가의 ‘남매 경영’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이 회장과 그의 누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또한 남매 경영을 지속해왔던 선례가 있다. 이에 3세 경영에서도 이 부장은 식품사업, 이 부사장은 미디어사업을 위주로 경영 수업을 진행하게 될 예정이다.

CJ 관계자는 “(이 부장의) 업무 복귀와 승계를 곧바로 연관 짓기는 이른 것 같다”면서 “그동안 업무를 못 하고 있었고, 시간이 흘렀으니 당연히 복귀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사업은 이 부장이 지속적으로 관여해오던 분야”라며 “CJ 제일제당의 경우 글로벌화가 기업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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