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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때와 다른 삼성 비상경영…부문별 자율경영 강화

이건희 때와 다른 삼성 비상경영…부문별 자율경영 강화

기사승인 2021. 01. 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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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사장단 회의 아닌 계열사별 소규모로 열릴 가능성
"자율경영하겠지만 대형 투자 주도할 강력한 리더십 없어"
법정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YONHAP NO-423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이날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이 부회장은 이날 영장이 발부돼 법정에서 구속됐다. /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구속으로 총수 부재 상태가 된 삼성이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이 부회장 수감 때부터 운영돼 온 계열사별 자율경영이 이미 자리를 잡았고, 각 계열사가 처한 산업 환경·현안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 이건희 회장 때처럼 삼성의 모든 계열사 사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통일된 그룹의 경영 방향을 제시하는 대규모 회의는 맞지 않다는 판단이다. 대규모 사장단 회의가 이 부회장이 지양하겠다고 밝힌 ‘선단식 그룹 경영’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삼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계열사별 자율경영은 더 강화되겠지만 180조원 반도체 투자와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구심점이 없다는 아쉬움이 삼성 내부에서 감지된다.

19일 삼성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은 조만간 유관 계열사 중심의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이 부회장 구속에 따른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장단 회의가 열린다면 그룹 전체가 모이는 대단위가 아닌 유관 계열사별 소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2017년 이 부회장이 구속됐을 때부터 전자·건설·금융 계열사 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 전자계열사에는 사업지원TF가,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 계열사에는 EPC(설계·조달·시공) TF가,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는 ‘금융경쟁력제고 TF’가 있기 때문에 이들 TF를 중심으로 계열별 사장단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삼성 내부 변화상을 보면 계열사 사장들이 모두 모여 회의한다는 건 맞지 않아 보인다”라며 “각자 처해있는 환경에 맞게 자기만의 경쟁력을 갖추는 분위기다. 삼성그룹이 한방향으로 간다 이런 기조는 10년 전 이건희 회장 시대 때나 가능했던 이야기”라고 말했다.

계열사 임원들이 일상 경영을 이어가고 이 부회장이 주요 사안을 중심으로 ‘옥중 보고’를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옥중경영 이야기가 나오지만 접견 자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한다 하더라도 아주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2018년 경영 복귀 이후 자율경영 시스템 바탕에 본인의 강력한 리더십을 더해 180조 반도체 투자, 바이오 투자 등을 주도했는데 그 역할을 할 사람이 없어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전날 구속된 이 부회장의 특별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3·1절 특별 사면을 요구합니다’, ‘이재용 삼성총수의 사면·석방을 청원합니다’ 등의 청원이 등록됐다. 3·1절 특별 사면을 요구하는 청원의 경우 250여명의 사전 동의를 받아 게시판 관리자가 공개를 검토 중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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