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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덫’ 갇힌지 10년… LG 스마트폰 어쩌다 퇴출 위기 놓였나

‘성공의 덫’ 갇힌지 10년… LG 스마트폰 어쩌다 퇴출 위기 놓였나

기사승인 2021. 01.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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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롤러블 스마트폰' CES서 공개<YONHAP NO-1202>
롤러블(둘둘 말아 접는 형태) 스마트폰의 펼쳐진 모습. /‘CES 2021’ LG 행사 영상 캡처
한때 휴대폰 시장 강자였던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퇴출 위기까지 몰린 데 대해 전문가들은 기술력 문제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나 애플보다 스마트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긴 했으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기술력을 쌓아온 LG전자도 뒤지진 않는다고도 했다. 그런데도 LG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하락세를 걷는 건 기술력과 대조적인 다른 이유가 있다고 봤다.

삼성·LG 등 국내 대기업의 IT 정책·전략 자문 활동을 하는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22일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트렌드가 바뀌던 시절 스마트폰의 위력을 간과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게 몰락의 발단”이라며 “모멘텀을 잃은 후 10년이 지났지만 회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속도전인 인터넷 시대에서 시장 트렌드를 과거 딱 한 번 놓친 것이 발목을 잡게 됐다는 분석이다.

유병준 교수는 “애플이 2007년 신개념의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휴대전화 시장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급변했다”며 “당시 삼성전자는 신속하게 인력 1000명을 투입해 6개월 만에 갤럭시로 애플을 따라잡았지만 LG전자는 초콜릿폰 같은 피처폰 성공의 덫(success trap)에 갇혀 스마트폰 개발에 집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LG전자가 컨설팅 업체 맥킨지로부터 “스마트폰은 찻잔 속의 태풍이고 피처폰 시대가 계속될 것”이라는 조언을 받고 스마트폰 개발을 등한시한 채 피처폰을 고수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삼성전자와 달리 스마트폰용 반도체 칩 공급 등 많은 핵심 부품에서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체 디스플레이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가 있지만,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소형 패널을 주로 경쟁사인 애플에 공급한다. 또 스마트폰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경우도 퀄컴으로부터 기술을 지원받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업체들과 경쟁을 해나가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의 한 교수는 “오포나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기술력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지만 여전히 LG전자의 기술력은 월등히 높다”며 “철수로 결정된다면 기술적인 측면이 아닌 그 외적인 이유일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기술력 등과는 별개로 LG전자가 동종 다른 기업에 비해 의사결정 구조가 경직돼 있어 현직들의 아이디어가 상부까지 관철되는 게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인터넷 기업들이 최고의사결정권자에게 결재 받기까지 2일 정도 소요된다”며 “우리나라 대기업은 중간관리자급까지 모두 거쳐야 하기 때문에 보통 4~5주가 걸리는데 삼성전자는 LG전자와 달리 대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절반밖에 안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야 소비자들의 감성과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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