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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없는 삼성 현실화…“비상시국, 경제살릴 기회 줘야”

이재용 없는 삼성 현실화…“비상시국, 경제살릴 기회 줘야”

기사승인 2021. 01.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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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사이클·바이든 정부 출범 맞물린 국내외 투자 절실
"고용 창출·경제 회생 돕는 수십조 투자 이 부회장만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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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대한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구도를 감당하기에도 힘에 부치는 상황에서 총수 부재라는 악재가 겹치며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는 위기의식이다.

재계와 전문가들 역시 이 부회장에게 국가 경제에 기여할 기회를 주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부회장이 경영 활동에 전념하며 대규모 투자와 고용을 이끌어 낸다면 삼성이 1등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고, 나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어려운 한국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대다.

삼성 측은 25일 “이번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재상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사면이나 가석방 등을 통해 중간에 풀려나지 않는다면 이 부회장의 부재는 내년 7월까지 이어진다.

1년 6개월의 총수 공백이 확정되면서 발등에 떨어진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 확정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장 급한 현안은 경기도 평택 P3 반도체 라인 투자 결정이다. 업계는 삼성이 지난해 하반기께 관련 투자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로 미뤄진 상태다. 30조원 이상 투입 것으로 관측되는 P3라인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초호황)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가 절실하다.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 확대 여부 결정도 중요 현안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하는 ‘미국 내 생산(Made in all America)’ 기조에 부흥하고, 인텔 등 급증하는 현지 반도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조만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사 대만의 TSMC는 이미 애리조나주에 2030년까지 최대 280억 달러(약 31조원)을 들여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이 앞다퉈 삼성의 현지 투자 계획을 보도하는 것도 삼성의 투자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100억 달러(약 11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22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애리조나, 텍사스 또는 뉴욕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170억 달러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국내외 투자와 관련해선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하며 말을 아끼고 있다.

삼성전자가 외신들의 투자계획 보도에 속시원한 입장을 밝힐 수 없는 것은 이 부회장의 공백과 맞닿아 있다. 총수 부재 상황에서 전문 경영인들이 수조원에 달하는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TSMC가 올해 파운드리에만 30조원 투자에 나선 것은 하이엔드 제품에서 삼성전자의 추격을 뿌리치려는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부문 연간 영업이익은 20조원이 채 안 되는 금액으로 추정되는데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선 올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부문 수익 자체만으로 투자하기 힘들기 때문에 다른 사업부와의 조율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결정은 이 부회장만이 할 수 있다”고 했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신규 투자가 미뤄지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그만큼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삼성전자가 신규 투자에 나서면 직접 고용 인력뿐만 아니라 협력사들도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며 “생길 수도 있던 일자리가 생기지 않으면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된 2018년 180조원(국내 130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와 3년간 4만명에 달하는 고용창출 계획을 발표할 수 있었다.

삼성이 지닌 브랜드 가치 손실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익성 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 부회장 실형 선고 평가에 대한 바로미터는 주가”라며 “시가총액의 24%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주가가 판결 당일 3%대 하락하면서 코스피도 동반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회장이 아니더라도 전문 경영인이 사업을 운영해나갈 순 있겠으나 문제는 기업가치가 붕괴되고 손실됐다는 것”이라며 “시장은 어떤 뿌리로 그 기업이 성장했는지를 보며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가 정신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평판이 깎인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해”라고 했다. 사회 경제적 가치를 더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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