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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장고’…3월 분수령 되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장고’…3월 분수령 되나

기사승인 2021. 01.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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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주주연합·사모편드 공세
한진 3월 주총서 '3%룰' 적용
'상속세' 마련 400억 대출도 발목
아시아나 인수 3조 유상증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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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019년 선친인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경영권 다툼 불씨가 완벽하게 사그러들지 않아서다.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주축으로 한 주주연합은 물론, 다른 행동주의 사모펀드들로부터 경영권에 대한 공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상속세 관련 문제도 복병이 됐다. 지분율이 월등하게 높지 않은 와중에 수천억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조 회장의 부담은 커졌다.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쳐 3%의 의결권만 인정하는 ‘3%룰’이 주요 내용인 개정 상법도 올해부터 적용되면서 언제든 경영권을 잃을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도사리게 됐다.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이 영위 중인 업황도 비우호적이다. 항공·호텔 등이 그 어느 산업보다도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존폐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비핵심 자산들을 매각하며 위기를 극복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여기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3조원대 유상증자 역시 3월에 예정됐다. 한진그룹 안팎에서 3월을 주목하는 이유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3월 셋째주께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개정 상법이 적용되는 점을 이용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등 주주연합은 이번 주총에서도 지난해처럼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일부 변경 등을 시도할 계획으로 전해져 한진그룹을 둘러싼 긴장감은 쉽게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함께 핵심 자회사로 꼽히는 ㈜한진에서도 오는 3월 정기 주총에서 3%룰을 이용한 경영권 분쟁이 예고됐다. ㈜한진의 2대 주주로 오른 HYK파트너스는 조 회장의 여동생인 조현민 부사장의 승진과 대표이사 선임안을 문제 삼으며 신규 이사 선임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사실상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선전포고한 셈이다. HYK파트너스가 발표한 ㈜한진 주주 제안서에 따르면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로 한우제 HYK파트너스 대표를 추천했다.

그룹은 물론 계열사조차 경영권 분쟁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은 배경으론 조 회장 개인이 보유한 지분율이 한 자릿수여서다. 지배구조 정점인 한진칼의 주주 구성을 보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산업은행의 등장으로 47.33%에 달하지만 정작 조 회장 개인이 보유한 주식은 385만6002주로, 지분율은 6.52%에 불과하다. ㈜한진의 경우 한진칼이 23.62%로 최대주주인데, 조 회장 개인이 보유한 지분율은 0.03%, 조현민 부사장도 0.03%다.

이 가운데 2019년 4월 조 회장의 선친인 조양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2700억원의 상속세 납부 숙제도 남았다. 최근 국세청이 이 상속세와 관련해 세금 탈루 등을 들여다보기 위한 세무조사에 나서면서 조 회장의 부담은 커졌다.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자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다면 보유 주식을 반강제적으로 매각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400억원의 현금을 대출했는데 이는 상속세 납부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분쟁을 뒤로한 채 실제로 조 회장이 장고에 들어갈 것은 경영권을 무사히 방어하고 나서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소프트랜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항공산업 자체가 존폐 기로에 선 만큼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야만 하는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 업계 선두 사업자인 데다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이후 글로벌 7위까지 오르기 때문에 조 회장을 바라보는 업계 안팎의 시선이 많다. 이를 위해 오는 3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3조원대 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경영권이 위태해질 수 있는 불씨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조 회장에게 남은 핵심 해결방안은 3%룰을 고려한 ‘주주 설득’이다. 일반 주주들의 표심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은 물론 사업방향 무게추가 움직인다는 의미다. 3월이 다가올수록 조 회장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한진칼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지분구조 변동으로 조 회장 측 우호지분율은 47.33%, 조현아 전 부사장 측 주주연합이 42.9%로, 4.43%포인트 격차가 존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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