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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택배사 몫 된 ‘분류작업’... 과로사 논란 잠재울까

[취재뒷담화] 택배사 몫 된 ‘분류작업’... 과로사 논란 잠재울까

기사승인 2021. 01. 2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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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부 이선영 기자
택배 과로에 시달리다 사망한 택배기사가 지난해에만 16명에 달합니다. 택배 노사 갈등의 주원인이던 ‘택배 분류’ 작업이 택배업체 몫이라는 합의안이 최근 만들어지긴 했지만, 과로사 논란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택배업체들이 분류 인력을 늘리고 자동화기기를 확대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택배 기사 대신 분류작업을 전담할 인력으로 CJ대한통운은 3월 말까지 4000명,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은 각각 1000명의 분류인력을 투입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까지 CJ대한통운은 3000여명, 롯데글로벌로지스 800명, 한진은 300명의 인력을 충원하고, 계획된 인원은 최대한 조기투입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기사 2~3명당 1명 꼴로 분류인력이 필요하지만 택배업계들의 계획은 이에 한참 못 미칩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7명당 1명, 한진의 경우 8명당 1명만이 배치될 예정입니다. 롯데는 다른 계열사에서 인력을 끌어오는 ‘단기사외파견제’를 실시했지만 구조조정이 아니냐며 빈축을 사기도 했죠.

21일 국토교통부와의 간담회에서 약속한 설 연휴 추가 배송지원 인력 5000명 투입에 대해서도 아직 업체들은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어 ‘설 택배 대란’ 우려도 여전합니다.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택배업계는 분류 작업을 위해 자동화기기 도입을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1227억원을 들여 전국에 택배 자동분류장치(휠소터)를 설치한 CJ대한통운은 소형 상품 자동분류기인 MP 도입을 위해 추가로 1600억원을 투자합니다. 휠소터로는 소형 택배를 분류할 수 없고 오분류율도 10%에 달하기 때문이죠.

고액의 투자에 비해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넓은 공간을 차지해 택배 차량의 접안율(레일 가까이 화물차를 주차할 수 있는 비율)이 50%로 낮아지면서 트럭까지 수레로 실어나르는 이중고를 겪어야 하고, 작업 공간이 부족해 오전·오후 두 번 배송해야 해 유류비 부담이 증가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자동분류기기 도입이나 분류 인력 확대를 위해 택배사들은 택배비 인상으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죠.

이번 설에는 택배 물량이 40%가량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택배 물량을 소화하느라 쉴 틈이 없는 택배기사들의 고충도 그만큼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설까지 남은 2주 동안 ‘택배 대란’과 과로사를 막기 위한 택배업체들의 책임 있는 대책 이행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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