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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범수의 ‘사회문제 해결’ 기부를 응원한다

[사설] 김범수의 ‘사회문제 해결’ 기부를 응원한다

기사승인 2021. 02. 0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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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생존을 위한 끈질긴 노력에서는 어느 사회에도 뒤지지 않지만, 미국의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처럼, 혹은 최근의 빌 게이츠처럼 큰 부자들이 자신의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큰돈을 쓰는 자선의 문화는 아직까지는 미약한 편이다. 그런데 이런 문화도 변할 조짐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8일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그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에 기부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의 평소 발언과 행동을 봤을 때 자선의 방식도 기존과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기부금을 특정단체에 기탁하는 게 아니라 마치 기업이 소비자의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듯이, ‘기업의 방식을 차용한’ 조직이 꾸준히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지원할 전망이다. 그는 2018년 교통약자의 이동문제와 장애아동의 교육문제를 IT기술로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후원했었다.

질문을 잘 만들면 그 속에 이미 답이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그의 말처럼 “플랫폼을 만들어 사회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찾고, 문제정의를 올바르게 해두면” 다양한 방법의 해결책이 뒤따를 것이다. 빌 게이츠는 수혜국 정부가 그의 지원액만큼 기금(매칭 펀드)을 낼 때에만 지원을 하는 아이디어를 냈었다. 김 의장이 자신의 사회문제 해결의 비전을 어떻게 펼쳐갈지 자선사업가로서의 변모가 기대된다.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는 66세에 자신의 철강회사를 팔고 나머지 인생은 자신의 재산 90%를 2500개가 넘는 공공도서관과 카네기멜론대학을 설립하는 등 자선사업에 헌신했다. 그는 54세 때 ‘부의 복음(Gospel of Wealth)’이란 글에서 일생 쌓은 부(富)를 다른 사람과 나누라면서 자손에게 남겨진 막대한 유산은 불행을 초래하는 독(毒)이므로 “부자인 채 죽는 것은 수치스런 죽음”이라고 썼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재산절반 이상’ 기부 의사를 밝혀 우리 사회에 신선한 기부문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큰돈을 벌어 그 돈으로 자신의 철학을 실천해보는 것만큼 신나고 보람 있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의 노력을 응원하고, 김 의장과 같은 기부가 이어져서 한국 사회의 기부문화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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