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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두산인프라코어, 한달새 회사채 시장 또 찾는 배경은

[취재뒷담화]두산인프라코어, 한달새 회사채 시장 또 찾는 배경은

기사승인 2021. 03.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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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초롱
경제산업부 임초롱 기자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달 들어 또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린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지난달 3일 11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2860억원의 자금이 몰리자 15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 지 한달여 만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이 ‘BBB’급으로 저평가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이 요란합니다. 같은 신용등급이었던 한진칼도 지난달 회사채 1000억원 모집에 나섰다가 1520억원의 투자수요가 쏠렸던 당시와 비교해도 경쟁률이 훨씬 높은 편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회사채 시장을 한 달 만에 또 찾는 배경으로는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매각이 확실시되면서 시장에서도 환영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같은 업종을 영위하지만 시장점유율과 기업 규모가 더 낮은 현대중공업그룹 소속 현대건설기계의 신용등급은 두산인프라코어보다 높은 ‘A-’인데요. 두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매각에 나섰던 상황이었으니 대주주에 따라 신용등급이 갈렸던 셈입니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달 5일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그룹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죠. 현대중공업그룹은 올 3분기 내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 편입을 위한 모든 물리적인 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온전히 편입되면 신용등급 상향 여지가 있는 것은 자명한 일이지요. 실제로 신용평가사들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 상향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하이일드펀드들을 중심으로 BBB급 신용등급에 대한 채권투자 수요가 커지는 등의 시장 상황도 두산인프라코어 회사채 투심에 불을 지핀 요인이 됐습니다. 정부가 하이일드펀드들의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2023년까지 연장해주기로 하면서 투자 심리를 부추겼다는 분석입니다. 하이일드펀드 자산의 45%를 신용등급 ‘BBB+’ 이하 저신용 기업 채권이나 코넥스 상장 기업 주식에 투자하면 공모주 물량 5%를 우선 배정해주는 제도인데요. 최근 증시 훈풍과 함께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채권 시장에서도 BBB급 가운데 우량 기업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움직일 수밖에 없지요.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에 조달할 자금도 모두 빚을 갚는 데 사용할 계획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회사채 시장에서 모집한 자금 역시 전액 채무 상환에 사용된 바 있죠. 올해에만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가 수천억대에 달하는 만큼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것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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