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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회장, 프로야구단 운영 성공?…수익 포트폴리오 확보가 ‘핵심’

정용진 부회장, 프로야구단 운영 성공?…수익 포트폴리오 확보가 ‘핵심’

기사승인 2021. 03. 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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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 대신 돔구장…동물 아닌 인천 연상시키는 이름 선택
적자산업 프로야구 구단, 성공적 운영 의구심도 여전
이마트·신세계 수익구조 상 300억~400억원 비용 부담 상당
구단 자체 수익성 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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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스포츠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SK텔레콤과 SK와이번스 주식 100%를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한 신세계 그룹은 기존 프로야구 구단과 달리 비즈니스 연계를 기반으로 한 구단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부회장이 구단 인수를 결정하게 된 시작점이 유통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통한 수익성 제고였던 만큼, 향후 신세계 그룹의 ‘SSG야구단(가칭)’이 성공적인 스포츠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프로야구단 인수에 대한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국내에 프로야구가 도입된 지 40년이 됐지만 아직까지 안정적인 수익성을 갖춘 구단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1일 신세계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음성 기반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를 통해 “(야구단 인수는) 우승하기 위해서”라며 “야구에 대한 열정은 진심이고, 우승하려고 야구단을 샀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 청라지구에 검토했던 테마파크 대신 돔구장 건립을 검토 중”이라며 “스타벅스와 노브랜드 버거를 인천 문학구장에 입점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의 프로야구단 운영 구상이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단 업계와 야구팬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신세계 그룹은 지난 1월 SK와이번스 인수를 공식화하며 프로야구 팬들의 야구 보는 즐거움을 위해 고객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한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야구장을 진화시키고, 여기서 신세계 그룹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세계 그룹은 일본 프로야구 구단인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성공에 주목하고 있다.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홈구장 ‘생명파크 미야기’는 주변에 레스토랑·쇼핑·숙박·테마파크·체육시설 등을 배치해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거래액 100조원, 회원 수는 1억명을 보유한 일본 최대 e커머스 업체 중 한 곳인 라쿠텐을 알리는 데 프로야구가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 그룹은 SSG닷컴이 라쿠텐처럼 야구단과의 시너지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던 추신수 선수를 영입한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받는다. 김재현 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 이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프로스포츠 시장에 활기가 기대된다”며 “추신수 선수 영입 등으로 롯데와의 경쟁 구도 등을 고려하면 마케팅적으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프로야구 비즈니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국내 프로야구 구단이 1년에 사용하는 비용은 평균적으로 300억~400억원 수준이다. SK와이번스의 경우 2019년 선수단 운영비로 353억원을 사용했다. 반면 SK텔레콤 등 모기업의 지원이 포함된 광고수입은 335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이마트의 연간 영업이익은 1507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영업이익의 3분의 1을 구단 운영에 매년 쏟아부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기간 SK와이번스의 결손금은 97억원에 달한다.

유럽 대형 스포츠클럽처럼 자체 방송국을 보유해 중계권료 수익을 확보할 수 없고, 구단 소유 구장이 없어 입장료 수익도 한계가 있다. 현저히 낮은 입장료 가격은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신세계 그룹이 중장기적으로 돔구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지만, 구단 보유 구장이 아닌 이상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처럼 지역 주민들이 학원 스포츠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은 것도 구단 운영의 핵심인 충성고객 확보에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구단들이 지역 경제와 연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렇다 보니 선수·구단을 활용한 머천다이징 사업도 미비한 게 현실이다. SK와이번스의 상품매출 수입이 5억원 수준이었다.

한 스포츠비즈니스 전문가는 “지역 상권과 신세계 그룹의 유통 체인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방안들은 많은 구단이 추진해 왔던 것”이라며 “실질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구단의 자체 구장을 확보하고 평생 충성 고객을 유치를 위해 어린이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사업을 현실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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