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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태풍 뚫어낸 박형준…‘정권 심판’으로 부산 민심 돌렸다

‘가덕도 신공항’ 태풍 뚫어낸 박형준…‘정권 심판’으로 부산 민심 돌렸다

기사승인 2021. 04. 08.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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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무서운 민심 저희를 향할 수 있다는 것 명심하겠다"
KBS·MBC·SBS 등 방송 3사 출구조사서 31%포인트 '압승'
네거티브 전략 대신 정부 비판에 집중…유력 정치인 발돋움
출구조사 환호하는 박형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7일 오후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의원들과 함께 손을 맞잡고 있다./연합
4·7 재보궐 부산시장 선거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61)가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59)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당선됐다. 부산에서 처음 선출직을 시작한 그는 13년 만에 다시 부산의 선택을 받았다.

정권 심판론과 여당의 무능을 지적해 온 박 후보는 여당이 선점한 가덕도 신공항 조기 건설 정책 이슈,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 제기 등의 공세를 뚫고 우리나라 제2도시인 부산의 시정을 이끌게 됐다.

8일 자정 개표율 79.04% 기준, 박 후보는 63.03%의 득표율로 김 후보(34.13%)를 28.9%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투표 종료 직후 공개된 KBS·MBC·SBS 등 방송 3사 공동 출구조사에서는 31%포인트 차로 앞섰다.

전날 밤 11시께 당선이 확실시 되자 박 후보는 “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지지는 제가 잘나서, 또는 저희 국민의힘이 잘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박 후보는 “저희가 오만하고 독선에 빠지면 언제든 그 무서운 질타의 민심은 저희들을 향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특히 향후 시정 계획에 대해 박 후보는 “지금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 가장 위험하다”며 “안전 문제도 그렇지만 경제적인 문제에서도 핵심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박 후보는 “대책회의를 정례화해서 부산의 모든 관련 당사자들의 의견을 모으고 숙의를 거쳐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일종의 비상경제대책회의 또는 위기극복대책회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권에 대한 심판론과 견제론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 후보는 선거 기간 여당 소속이었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선거가 치러지는 점, 오 전 시장 집권 4년간 부산시의 일자리·소득격차 등 경제정책이 실패한 점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정권 심판론을 정조준했다.

또 막말로 질타를 받았던 보수정당 후보들과는 다른 태도를 보인 점도 부산의 민심을 돌리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집권 여당의 집중 지원을 받으며 김 후보가 내세운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에 대해 박 후보는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유연한 대처를 보였으며, 엘시티 특혜 분양 주장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네거티브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서민적인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송구하기도 하다”며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부산 동구 초량에서 태어나 대일고와 고려대를 나온 박 후보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정책자문기획위원으로 정계에 본격 입문했다. 2004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이명박정부(MB) 청와대 홍보기획관과 정무수석 등을 역임하며 야권의 대표적인 전략 이론가로 통한다.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중도·보수통합을 추진했으며,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이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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