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보유세 폭탄 피해 ‘증여·상속’ 찾는 다주택자들

보유세 폭탄 피해 ‘증여·상속’ 찾는 다주택자들

기사승인 2021. 04. 12.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상속·증여 결정 10년간 증가…'부동산 증여' 최근 2년간 급증
Print
부동산 소유권이전 등기신청 수 추이./출처 = 법원행정처
전국 부동산 공시가격 인상 등에 따른 세금 부담이 크게 늘며 고가·다주택 소유자들의 조세저항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특히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보유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증여·상속세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법원행정처 등기국에서 제공한 부동산 증여·상속 등기 현황에 따르면 부동산 증여는 2010년 연간 2만8737건에서 지난해 연간 7만6383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부동산 상속 건수도 같은 기간 5727건에서 8906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부동산 증여는 문재인정부가 부동산 대책 차원에서 추진한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중과 정책을 시행한 2019년 4만5831건에서 지난해 7만6383건으로 1년 사이 가파른 증가폭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현행 상속·증여세율은 2000년 개정 이후 20년 이상 같은 세율 구조를 보이고 있다. 현행 상속·증여세율은 1억원 이하에 10%, 5억원 이하 20%, 10억원 이하 30%, 30억원 이하 40%, 30억원 초과 50%의 세율이 부과된다. 상속세는 사망에 의해 무상으로 이전되는 재산에 부과가 되는 세금을, 증여세는 당사자의 의사를 반영해서 무상으로 이전되는 재산에 부과가되는 세금을 의미한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세율이 동일하지만 세금 공제에서 차이를 보인다.

조세·부동산 전문 변호사들은 최근 1년 사이 증여·상속 관련 상담 문의가 늘어난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의뢰인의 대부분이 종부세 부담을 덜고자 ‘피할 수 없는 세금’인 증여세를 차선으로 택하는 일명 ‘세테크’(세금을 줄여 하는 자산관리)에 나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형준 세무 전문 변호사는 “요즘 들어 증여 관련 문의가 많이 늘었고 전보다 많게는 3~4배 정도”라며 “증여 시기· 대상, 상속과 증여의 공제액 차이 등을 꼼꼼하게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도 “관련 상담이 늘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잦아졌다”며 “주된 상담내용은 ‘증여를 하고 싶은데, 증여를 해서 발생할 문제는 없는지’와 부동산 증여·상속을 통한 절세 방법과 관련한 자문을 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10년간 상속·증여세 결정인원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증여 결정인원은 2010년 9만6623건에서 2019년 16만9911건으로 약 75%가 증가했고, 상속 결정인원 역시 같은 기간 4547건에서 8357건으로 약 84% 증가했다. 증여 총 결정세액은 2010년 2조9936억원에서 2019년 5조5620억원으로 약 86%증가했다. 상속 총 결정세액도 같은 기간 1조2217억원에서 2조7709억원으로 약 127%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라 올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1년 사이에 19% 증가,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되는 공동주택이 52만5000가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부세는 1세대 1주택 기준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주택에 부과되며 2주택 이상인 경우 합산 공시가격이 6억원을 초과하면 부과된다.

이에 대해 나현호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지난해부터 재산세와 보유세 증가가 예상됐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의 경우 미리 세무 상담을 받는 것 같았다”며 “그 시기부터 관련 상담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