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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달의 몰락’

[아투 유머펀치] ‘달의 몰락’

기사승인 2021. 04. 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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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대낮부터 불콰하게 취기가 오른 술꾼 두 사람이 길을 걷다가 한 사람이 구름에 반쯤 가려진 하늘의 해를 쳐다보며 감탄을 했다. “아! 달빛이 어쩌면 저렇게 휘황찬란할 수가 있나” 그러자 함께 걷던 또 다른 술꾼이 타박하며 말했다. “예이 이 사람아, 그게 어디 달인가, 해 아닌가” 티격태격 말다툼을 하던 두 취객은 하늘에 떠있는 게 달인지 해인지 결론이 나지 않자,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하늘을 한참 쳐다보던 행인의 대답은 이랬다. “이 동네 안 살아서 잘 모르겠는데요...” 이 유머는 자기 논리에 취한 채 극단적인 자기 주장만 펼치고 있는 오늘날 한국의 정치 현실에 대한 냉소적 풍자일지도 모른다. 어느 논객의 적나라한 비유처럼 ‘북에는 인민의 태양이 있고, 남에는 국민의 달님이 있다’는 한반도 사람들의 이율 배반적 삶의 양태를 은유하는 말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달빛은 모든 것을 포용하고 감싼다. 어둠과도 공존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달빛은 햇빛과는 다르다. 강렬한 구별과 대조의 명암이 아니라 은은한 조화와 융합의 명암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문 성(姓) 표기가 ‘Moon’인 까닭에 열성 지지자들에게 ‘달님’으로 추앙을 받는다. 한국방송(KBS)이 문 대통령의 생일에 맞춰 드보르작의 오페라에 나오는 ‘Song to the moon’이란 곡을 방송했다가 논란이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씨가 동명이인 가수의 ‘달의 몰락’이라는 노래를 언급하며 권력의 폭주를 경계한 것도 문 대통령의 달의 이미지와 관련이 있다. 지난 2월 야당이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 파문을 레임덕으로 해석하며 다시 ‘달의 몰락’을 암시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 뿐만 아니다. ‘문 대통령은 역시 높은 하늘에 뜬 달님’이라는 역설적인 탄식까지 나오기도 했다.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가계소득이 늘어났다”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정권”이라고 자화자찬을 하며 국민의 고단한 삶과는 동떨어진 발언을 한 데서 나온 말이었다.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그것을 웅변한다. ‘달의 몰락’ 노랫말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도 한때는 ‘탐스럽고 이쁜 달’이었다. 민심과 순리를 거스르는 달의 결영(缺盈)은 참담한 몰락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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