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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탈이념적 MZ세대’ 표심

진영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탈이념적 MZ세대’ 표심

기사승인 2021. 04. 1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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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보수는 가라"...'개인 이해관계' 중시 MZ세대
전문가들 "철저하게 자신의 삶 중시 성향" 표심
공정성 회복·일자리 문제 해결 집중 필요
목소리 내지 못한 민주당 초선 의원의 뒤늦은 반성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등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연합
“야당인 국민의힘이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내로남불’, 이중적인 태도에 실망해 오세훈 후보에게 기회를 준 것 뿐이다.”

대학생 장모씨(25·동작구 흑석동)는 이번 4·7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특히 육군 현역으로 만기 전역한 장씨는 북한 관련 이슈에 대응하는 민주당과 정부의 미온적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씨는 “우리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분단 상태였기 때문에 통일은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들린다”며 “천안함 피격 사건에 등에 대해 제대로 언급조차 하지 않는 (대통령과 민주당의) 태도가 정말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25~39살의 밀레니얼 세대와 15~24살 Z세대를 합친 MZ세대가 이번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 우리 정치의 새로운 현상으로 급부상했다. 내년 3·9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MZ세대 성향과 표심을 잡기 위해 초비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MZ세대는 2019년 기준 1696만 명으로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32%를 차지한다.

실제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 배경에는 ‘이대남’ 20대 남성의 굳건한 표심이 자리 잡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지난 7일 출구조사에 따르면 만 18살 이상 20대 남성의 72.5%가 오 시장을 찍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22.2%에 불과했다. 20대 여성의 경우 44.0%가 박 후보를 지지했고 오 시장은 40.9%였다.

◇민주당 2030 초선들 “권리당원 투표로 최고위원 선출”

민주당의 2030 초선인 장경태·오영환·이소영·전용기·장철민 의원은 11일 입장문을 통해 “당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수록 더욱 더 민주적 원칙을 지켜 전체 당원들의 참여로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당 비대위는 5월 2일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전체 투표를 통해 최고위원을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탈이념적 성향이 강한 MZ세대는 보수와 진보, 진영 논리에 국한되지 않고 개인적 이해관계가 정치적 판단의 중요 기준이라고 진단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11일 아시아투데이와 통화에서 “군대에 다녀온 남성은 북한 이슈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현 정권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처럼 개인적 반감이 정부와 민주당 소속 후보에 대한 반감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표심 변동성이 가장 큰 MZ세대는 ‘내가 행복한 대한민국’이 가장 중요한 정치적 판단 기준”이라며 “그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표를 결정한다. 이번 재보선 결과도 국민의힘에 대한 성원과 지지보다는 부동산·불공정·일자리 문제 등에 대한 개개인의 실망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 소장은 “철저하게 자신의 삶을 중시하는 MZ세대의 공감대를 자극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여야 모두에게 필요하다”며 특히 공정성 회복과 일자리 확충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배 소장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실천 가능한 방향성과 대안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제시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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