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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공격 투자 요청”…삼성전자 화답할까

바이든 “공격 투자 요청”…삼성전자 화답할까

기사승인 2021. 04. 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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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den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열린 ‘반도체 화상 회의’에서 반도체·웨이퍼·배터리·브로드밴드가 인프라라며 공격적인 투자를 강조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 반도체 기업들에 자국 내 공격적인 투자를 주문하면서 삼성전자가 어떻게 화답할지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 증설 등 현지 투자를 검토하고 있지만 최종 결단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업계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을 필두로 19조원 규모로 알려진 증설 투자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반도체 칩 부족 사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반도체 화상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을 비롯해 팻 갤싱어 인텔 CEO, 마크 리우 TSMC 의장, 매리 바라 GM CEO, 제임스 펄리 포드 CEO 등 반도체·자동차 관련 19개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반도체 주재료인 웨이퍼를 들고 “이 칩들, 웨이퍼들, 배터리, 브로드밴드는 모두 인프라”라며 “우리는 어제의 인프라를 수리할 게 아니라 오늘의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가 단순히 눈 앞의 반도체 수급난을 해결는 것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닌 국가 인프라 구축이라는 목표에 있다는 의중을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는 기다리지 않고, 미국이 기다려야 할 이유도 없다”며 “우리는 반도체와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것은 그들과 다른 이들이 하는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기업들에 인프라 투자를 대놓고 요구한 만큼 삼성전자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 참석했던 팻 갤싱어 인텔 CEO는 회의 참석 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6~9개월 내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목표로 설계 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약 22조원)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힌 인텔이 이에 더해 차량용 반도체 생산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정부의 요구에 즉각 부응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오스틴에 19조원을 들여 기존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장 증설을 검토하는 가운데 현지 공장 가동이 기록적인 한파로 6주간 중단됐고,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 상황 등이 맞물리며 투자 결정은 지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때문에 이번 백악관 회의가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가 미국 내 시설 투자 유치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투자를 망설이는 삼성의 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조2500억 달러(2530조원) 규모의 인프라 예산을 제시했고, 이 중 500억 달러(56조3000억원)는 반도체 제조와 연구 지원에 쓰인다.

다만 삼성전자가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이번 투자 결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삼성전자의 대형 고객이 중국에 많다는 점도 삼성전자의 고민을 더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 백악관 회의와 관련해 특별한 설명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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