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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SK건설, IPO ‘설’에 주가 ‘들썩’…실제 가치로 이어질까

[마켓파워] SK건설, IPO ‘설’에 주가 ‘들썩’…실제 가치로 이어질까

기사승인 2021. 05.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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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PRS 계약 만료 임박
기관투자자 상환자금 3000억 필요
자사주 우리사주에 매각공시 일주일
주가 10%↑ 거래대금 6억대로 늘어
친환경기업으로 전환 기업가치 '업'
ESG 트렌드 맞춰 상표권 출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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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의 기업공개(IPO) 기대감이 주가를 띄웠지만, 상장 후에도 기업가치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실적이 부진하고, 기업 체질개선 향방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건설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업황 호조에 다른 건설사들이 최고 실적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K-OTC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 자체가 총 주식 수 중에서 최대주주 보유분을 뺀 30% 남짓이고, 변동성도 높기 때문에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SK건설이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매각하겠다는 공시를 낸 후 약 8거래일간 주가는 10% 가량 올랐고 거래대금도 평균 2억원대에서 6억원대로 늘었다. IPO를 진행하면 우리사주조합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이를 상장 ‘사전작업’이라고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기관투자자의 자금 회수가 내년 6월로 다가왔고, 최근 시장에서 공모주에 대한 관심도 뜨거운 만큼 투자자들은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상장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맞춰 SK건설도 건설사에서 친환경 회사로의 체질개선을 꾀하면서 기업가치 상향에 나섰다. 친환경 사업에 대한 시장 평가가 좋은 상황이라 신사업이 안착한 후에 상장을 추진하면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장외거래시장(K-OTC)에 따르면 SK건설 주가는 전일 대비 4% 가량 하락한 7만5500원에 마감했다. 지난 23일 SK건설이 우리사주조합에 자사주를 매각하겠다는 공시를 내고, 일주일새 주가가 10% 이상 오르자 차익 시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풀이된다.

SK건설은 우리사주 물량 확대가 임직원 책임의식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상장 사전 작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기업이 상장할때 우리사주조합이 주식을 우선 배정 받게 되기 때문에, 상장을 가시화한 기업이 주로 우리사주 청약을 늘리는 경향이 있어서다. 상장 기대감에 주가는 2019년 대비 148%나 오른 수준에서 장외거래되고 있다.

지난 2019년 계약한 ‘PRS(주가수익스왑)’ 계약 만료가 다가온다는 점도 상장설에 힘을 싣는다. 당시 SK디스커버리는 보유했던 SK건설 지분을 미래에셋증권이 주관한 PRS 계약을 통해 기관투자자에게 넘겼다. PRS는 투자자들이 향후 기업가치(주가) 상승분은 포기하는 대신, 고정 수익을 약속하는 형태의 계약이다. PRS 계약 만기가 내년 6월이라, 기관투자자 자금 약 3000억원 상환이 코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계약 주체는 SK디스커버리로, 지주회사법에 따라 다시 지분을 가져올 수 없기 때문에 상장하지 않으면 따로 기관투자자를 유치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SK건설은 유동비율이 102%로 3년 연속 하락(118%→117%→102%)한데다, 현금흐름은 -512억원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더불어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4%, 57% 가량 쪼그라들었다. 지난 2019년처럼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대량 인수해줄 투자자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SK건설의 돌파구는 결국 IPO가 될 수밖에 없다. 관건은 시점이다. 지금은 상장 기대감에 가치가 크게 올랐지만, 실제 상장하면 악화된 재무구조 등으로 건설업종 내에서 평가는 다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종 내에서만 평가를 받기에는 주택 부문 비중이 작은 사업포트폴리오, 최근 악화된 재무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불리한 면이 있다”며 “올해 초 IR에서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방향을 밝힌 만큼 환경산업기업으로서 가치평가를 받겠다는 전략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체질개선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폐기물처리업체 EMC홀딩스를 인수하고 환경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다. 최근 ESG가 증시 트렌드로 떠오른 상황이라 신사업이 안착하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 향후에는 발전용 중심의 연료전지 사업이나 폐기물 에너지 사용 등을 주로 추진하며 그룹 내 환경사업을 주도할 계획이다. 올해 초 이미 ‘SK에코플랜트’ 등 새 사명 후보들에 대한 상표권도 출원해뒀다. 올해 환경사업에서 가시적은 성과를 거둔다면, IPO도 앞당길 수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비상장회사로서 상장이 결국 최종 목표긴 하겠지만 아직 시점은 미정”이라며 “일단 친환경 관련 신사업 확대를 안착시키는데 주력하고,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게 받을 수 있을 때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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