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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어떻게 디지털 전환에 성공했나

뉴욕타임스는 어떻게 디지털 전환에 성공했나

기사승인 2021. 05. 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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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의달 기자가 쓴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혁명'
종이신문서 초일류 디지털미디어로 환골탈태한 과정·전략 분석
뉴욕타임스_앞표지
1851년 창간해 올해로 만 170주년을 맞은 미국 최고 권위지인 뉴욕타임스. 2020년 말 이 회사가 확보한 유료 구독자(종이신문과 디지털 합계)는 752만3000명으로 압도적인 세계 1위다. 이 가운데 디지털 구독자는 669만 명으로 무려 89%에 달한다.

32년차 현역 언론인이 쓴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혁명’은 ‘그레이 레이디(Grey Lady, 회색 머리칼의 노부인이라는 뜻)’로 불릴 정도로 첨단 변화에 둔감했던 뉴욕타임스가 세계적 디지털 미디어로 환골탈태한 과정과 전략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인 송의달 조선일보 선임기자는 방대한 참고자료와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품격 신문으로 성장하는 과정, 벼랑끝 위기에 몰렸던 2000년대 초반 상황, 이를 이겨내고 ‘디지털 구독’ 중심 기업으로 변신한 이야기를 ‘사람’ ‘전략’ ‘시대 변화’라는 입체적 관점에서 보여준다.

2011년 3월 온라인 기사 유료제를 본격 도입한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전환 10년 만에 전통적 종이신문에서 디지털 유료 구독과 광고에 기반을 둔 디지털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재탄생해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유료화 첫해 39만 명에 불과하던 디지털 유료 구독자 수가 2020년 말 669만 명으로 불어나면서 2020년을 분기점으로 디지털 매출이 종이신문 매출을 완전히 앞질렀다. 뉴욕타임스가 넷플릭스(동영상)나 스포티파이(음악)처럼 디지털 이용자들이 내는 구독료로 굴러가는 구독경제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2005~2010년 당시만 해도 뉴욕타임스는 ‘죽어가는 시한부 환자’ 같은 신세였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뉴욕타임스는 뉴욕 맨해튼에 새로 지은 본사 건물을 매각하고 멕시코 통신재벌에게 손을 벌려 긴급자금을 수혈했다. 아울러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 3~4개 핵심 기업만 남기고 모두 매각했다. 부실을 털어낸 후 혁명적 디지털 전환에 본격 나섰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전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무엇보다 종이신문과 편집국 중심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었다. 말로는 ‘디지털 퍼스트’를 외쳤지만 현실은 여전히 ‘페이퍼 퍼스트’였다. 편집국 기자 인력과 디지털 기술 인력 간 융합과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듭했지만 사주 가문과 최고경영진은 뚝심 있게 디지털 전환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웹 디자이너와 개발자, 데이터 과학자, 비디오그래퍼 등 디지털 기술 인력(700명)이 편집국 기자(1750명)에 이어 두 번째로 숫자가 많은 직군이 됐고, 두 직군 간 유기적 협력은 당연한 문화이자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세계 최고의 고품격 저널리즘을 구현한 뉴욕타임스의 과거와 현재를 다 보여준다. 1장에서 세계 최정상 미디어로 우뚝 선 뉴욕타임스의 현재 위상을 개괄하고, 2장에서는 뉴욕타임스의 창간과 성장, 영욕의 170년 역사를 정리한다. 이 책의 핵심에 해당하는 3장에서는 최근 10년간의 디지털 전환 과정과 성공 비결을 분석한다. 이어 4장에서는 뉴욕타임스를 성장과 번영으로 이끈 큰 기둥으로 오너 가문의 언론 철학, 오피니언과 칼럼, 탐사보도 등 세 가지를 꼽는다. 마지막 5장에서는 이용자와의 소통 및 신뢰 구축 노력, 투명성, 정론 저널리즘을 사례와 함께 정리한다.

저자는 “뉴욕타임스의 ‘나 홀로 성공’은 세계 초일류 미디어라는 브랜드 파워와 높은 평판, 언론의 공적 사명에 충실한 오너 가문, 투기자본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지배구조 같은 강점들이 어우러진 덕분”이지만 “뉴욕타임스 스스로 자신의 핵심이 뉴스, 즉 ‘고급 저널리즘’에 있음을 잊지 않고, 저널리즘을 가장 중시한 데 있다”고 말한다. 고품격 뉴스 콘텐츠 제작이라는 ‘근본’이 탄탄해야 그 바탕 위에서 디지털 상품 유료화의 성공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남. 488쪽.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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