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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김환기 걸작 여기 있었네” 국립현대미술관 간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김환기 걸작 여기 있었네” 국립현대미술관 간 이건희 컬렉션

기사승인 2021. 05. 08.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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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1488점 세부 공개...8월부터 서울관서 본격 전시
행방 묘연했던 이중섭 '흰소', 이상범 '무릉도원도' 등 세상에 나와
이중섭, 흰소, 1953_54, 30.7x41.6cm
이중섭의 1953년작 ‘흰소’./제공=국립현대미술관
국민작가 이중섭(1916~1956)의 걸작으로 꼽히는 ‘황소’와 ‘흰소’. 황소의 힘찬 울부짖음이 용맹스럽고 열정적인 ‘황소’와 힘겹게 앞을 향해 나아가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처절한 ‘흰소’가 나라의 품에 안겼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942~2020)의 수집 미술품들 중 주요작이었던 이 작품들은 지난달 28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됐다. 특히 ‘흰소’는 1972년 개인전과 1975년 출판물에 등장했으나 자취를 감췄다가 이번 기회에 다시 세상에 나오게 돼 눈길을 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7일 서울 소격동 서울관에서 언론설명회를 열고 이건희 컬렉션 1488점(1226건)의 세부 내역을 공개했다.

컬렉션 가운데는 풍문으로만 전해지던 청전 이상범의 ‘무릉도원도’도 포함됐다. 이상범이 25세에 그린 청록산수화 ‘무릉도원도’는 안중식의 ‘도원문진도’의 전통을 잇는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존재만 알려진 작품이었으나 이번 기증으로 약 100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역시 1980년대 이후 실제로 보기 어려웠지만 다시 감상할 기회가 마련됐다.


이상범, 무릉도원도, 1922, 158.6x390cm
이상범의 1922년작 ‘무릉도원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기증품은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 238명의 작품 1369점, 외국 근대작가 8명의 작품 119점 등 총 1488점(1226건)이다. 작가별로는 유영국이 187점(회화 20점, 판화 167점)으로 가장 많고, 이중섭 작품이 104점(회화 19점, 엽서화 43점, 은지화 27점 등), 유강열 68점, 장욱진 60점, 이응노 56점, 박수근 33점, 변관식 25점, 권진규 24점 순으로 집계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000점 이상 대량 기증은 처음으로, 기존 8782점에 이번 기증품을 더해 소장품 1만점 시대를 맞게 됐다”며 “이번 기증이 근대미술 컬렉션의 질과 양을 비약적으로 도약시켰다”고 전했다.

기증품에는 김은호, 이상범, 변관식, 김기창, 박래현 등 한국화 대표작이 대거 포함됐다. 노수현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계산정취’(1957), 김은호의 초기 채색화 정수를 보여주는 ‘간성(看星)’(1927), 김기창의 대작 ‘군마도’(1955) 등이 있다.

근대미술 희귀작이 여러 점 기증된 점도 의의가 있다. 나혜석 작품 진위평가의 기준이 되는 ‘화녕전작약’(1930년대), 이중섭의 스승이기도 했던 여성 화가 백남순의 유일한 1930년대 작품 ‘낙원’(1937), 총 4점만 전해지는 김종태의 유화 중 1점인 ‘사내아이’(1929) 등이다.

모네, 고갱, 피카소,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마르크 샤갈 등의 해외 거장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처음 소장하게 됐다.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도자기
파블로 피카소의 ‘도자기’./제공=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은 7월 덕수궁관에서 개최되는 ‘한국미, 어제와 오늘’전에서 도상봉의 회화 등 일부 작품이 첫선을 보인다.

본격적인 공개는 8월부터 서울관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1부: 근대명품’(가제) 전에서 이뤄진다. 한국 근현대 작품 4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12월 ‘이건희 컬렉션 2부: 해외거장’(가제) 전에서는 모네, 르누아르, 피카소 등의 작품을, 내년 3월 ‘이건희 컬렉션 3부: 이중섭 특별전’에서는 이중섭의 회화, 드로잉, 엽서화 104점을 선보인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고가이고 시장에서 구하기도 어려운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 등의 대표작 100점만 와도 좋겠다고 했는데 약 1500점 기증으로 이어졌다”며 “엄청난 컬렉션이 오게 돼 감사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희 컬렉션’을 전시할 별도 미술관 건립에 대한 질문에는 “개인적으로는 미술관은 많을수록 좋다”며 “특별관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환기, 산울림 19-II-73#307, 1973, 264x213cm
김환기의 1973년작 ‘산울림 19-II-73#307’./제공=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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