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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주차대행 맡겼더니 역주행에 신호위반까지…이용자들 ‘황당’

공항 주차대행 맡겼더니 역주행에 신호위반까지…이용자들 ‘황당’

기사승인 2021. 05. 1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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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김모씨, 업체 통해 주차대행 서비스 받아…블랙박스엔 '3.4km 광란 질주'
업체는 "기사에게 전화해라"…과태료 처분 외 별다른 대책 없어 소비자 불안
인천공항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층 전면도로에서 여객들에게 불법 사설주차대행업체의 피해사례를 안내하고 있다./제공=인천공항공사
“신호위반, 과속, 급가속에 역주행까지…. 블랙박스 영상으로만 봐도 시속 180km를 넘긴 것 같더라고요. 업체를 믿고 차를 맡겼는데 영상을 보면 볼수록 너무 화가 납니다.”

지난 10일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한 30대 김모씨는 여행 전 사설 주차대행업체에 맡겨둔 차량을 돌려받았다. 하지만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난 8일 업체가 연결해준 운전기사가 김씨의 차량으로 마치 레이싱 경주를 벌이듯 난폭운전을 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영상을 보면 해당 기사는 공항에서 3.4km가량 떨어진 업체 주차장까지 신호위반과 과속 등을 거듭하며 곡예운전을 했다. 차선을 넘나들며 아슬아슬하게 ‘칼치기’를 하거나 중앙선을 넘어 대놓고 역주행하기도 했다. 난폭운전뿐만 아니라 차량 파손도 의심됐다. 차량 앞범퍼에는 이전에 없던 스크래치(긁힌 자국)도 남아있었다.

이에 화가 난 김씨는 업체에 전화해 항의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더 어이가 없었다. 업체 관계자는 “(직접 운전한) 기사의 책임이니 기사와 직접 전화하라”며 책임을 미뤘다.

업체 관계자는 해명을 들으려 전화를 한 기자에게도 “대리기사에 콜(주차대행 의뢰)을 넘기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대리기사가 운전한 걸 왜 저희에게 전화하느냐”고 반문했다. 업체 관리책임자를 연결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는 “(관리책임자의) 연락처를 알 수 없어 연결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난폭운전한 해당 기사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김씨는 전했다. 그는 “차량 파손을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물어보니 (기사가) ‘죄송하다’고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다시 전화하니 ‘드릴 말이 없다. 스크래치는 자신이 한 게 아니다’는 말만 할 뿐이었다”고 말했다.

김씨 사례와 같이 공항의 사설주차대행 업체 기사의 교통법규 위반과 난폭 운전 등으로 서비스 이용자가 피해를 호소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업체의 책임 떠밀기에 해당 기사에 대한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처분 이외 처벌이 불과해 난폭운전 행태를 막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가의 차량을 대행업체를 통해 맡기는 소비자 입장에서 불안함을 지울 수 없는 실정이다.

법무법인 엘앤엘의 정경일 변호사는 “신호위반 등 교통법규 위반으로 범칙금·과태료 처분을 받은 데 대해선 주차대행 운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다만 차량에 손상이 있지 않는 한 난폭운전만으로는 손해를 봤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처벌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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