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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지키는 힘은 ‘안전’으로부터

가족을 지키는 힘은 ‘안전’으로부터

기사승인 2021. 05.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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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지키는 힘은 ‘안전’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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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열우 소방청장
영화 ‘미나리’가 한국 영화의 100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전 세계인이 한국의 정서를 듬뿍 담은 가족 이야기에 매료됐다. 담백하고 평범한, 특별할 것 없는 이 스토리가 전 세계를 관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가족 정서에 있지 않았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가족의 소중함과 유대감은 더 끈끈해지고 있다. 바야흐로 5월, 가정의 달이다. 가족 모임을 하더라도 모두 모일 수는 없는 현실에, 밖에 나갈 수 없으니 안에서 더 머물게 되고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이 화창한 가정의 달, 5월에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 기관의 장으로서 어쩔 수 없이 ‘안전’이라는 단어를 꺼내들 수밖에 없다. 소중할수록 더 열심히 지켜야 하고, 주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판에 박힌 이야기지만, 한순간 방심하면 모든 것을 앗아가는 게 불이요, 재난이다. 특히 집안 생활이 많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최근 5년 간 화재 통계를 보면, 전체 화재의 4건 중 1건이 주택에서 일어났다. 또한 화재로 인한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주택에서 발생했다. 주택은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잠이 든 사이에 불이 나면 초기에 그 사실을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주택화재는 유독 희생자가 많다. 가장 안전해야 할 주거 공간이 가장 큰 위험을 안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전에 없던 위험 요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1인 가구는 전국 620만에 달하고, 다문화 가정도 늘고 있다. 그만큼 화재에 대한 예방과 대처는 어려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노인의 경우 위험을 인지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재난에 더욱 취약하다. 외국인 가정 역시 초기 위험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 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소방에서는 어르신들과 외국인의 특성에 맞는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119안심콜 가입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의용소방대를 활용한 안전돌봄서비스와 8개 국어로 이루어진 119 신고 및 화재예방 행동요령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신고보다 중요한 것은 대피다. 이때 아주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 주택용 화재경보기다. 미국은 1978년도부터 주택용화재경보기를 도입해 2010년까지 전체 가구의 96%를 보급한 결과, 주택화재 사망자가 56%나 줄었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주택용 소방시설인 화재경보기와 소화기 설치를 제도화했다. 지금은 설치율이 40%대에 머물고 있지만, 2025년까지 이를 8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화재경보기 258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주거환경 변화에 발맞춘 국민들의 안전의식 제고는 물론, 안전시스템의 재정비도 필요한 시점이다.

“정말 위험한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게 숨어있는 것”이라는 영화 ‘미나리’ 속 대사처럼 일상에서의 위험요인을 모르는 체 덮어놓고 숨길 것이 아니라 적극 발굴하고 개선해야 한다. 어디서나 잘 자라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건강하게 해준다는 미나리처럼 ‘안전’은 소득과 계층,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우리 모두의 가족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자 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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