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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변호사 없어도 괜찮아요”…꽉 닫힌 법률 시장도 변하나

“아는 변호사 없어도 괜찮아요”…꽉 닫힌 법률 시장도 변하나

기사승인 2021. 05. 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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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 필두로 리걸테크 업계 급성장…포털 네이버까지 가세
기존 변호사업계 반발…변협, 8월부터 리걸테크 참여 금지 규정 시행
"IT기술 이용한 온라인 플랫폼 필요" vs "AI 통한 법률 정보 제공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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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3만명 시대’를 코앞에 두고 법률 서비스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법과 기술이 결합한 리걸테크(Legal-tech)가 법률 시장의 플랫폼화를 주도하며 누구나 법률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이 선도하는 리걸테크 산업은 단순히 변호사 검색뿐만 아니라, △법률 검색 △법률문서 자동작성 △판례 및 법령 제시 △법률 자문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4년 로앤컴퍼니가 출시한 ‘로톡’은 변호사와 의뢰인을 연결하고 보다 쉽게 법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으로, 이날 기준 로톡에 가입된 변호사 회원 수는 3966명이다. 누적 상담수도 48만3000여 건에 달한다.

보리움법률사무소가 출시한 ‘머니백’은 지급명령 신청서 작성 프로그램을 통해 ‘떼인 돈’을 받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리걸텍의 ‘엘박스’는 판례·법령·법률문서 등 검색 서비스를, 인텔리콘의 ‘유렉스’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변호사들에게 우선적으로 검토할 법령·판례 등을 제시해준다. 리걸인사이트가 작년에 출시한 ‘마시멜로’는 계약서를 자동으로 작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도 리걸테크 시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전문가와 이용자를 매칭해주는 ‘지식인 엑스퍼트(Expert)’ 서비스에 법률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로톡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며 네이버에서 상담료까지 결제할 수 있다.

리걸테크 업체들은 경직돼 있던 법률 시장의 문턱을 낮춰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로앤컴퍼니 관계자는 “그동안 법은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쉽게 다가가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며 “로톡은 의뢰인들이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수임료, 전문 분야, 승소 사례 등과 변호사의 평점 및 후기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변호사들도 효과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법률 소비자와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리걸테크 업계가 폐쇄적인 방식으로 영업을 해오던 변호사들의 반발에 부딪혀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오는 8월부터 리걸테크 서비스에 변호사들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변호사 업무 광고 규정’을 최근 개정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변호사는 네이버·구글에 광고·홍보를 의뢰하는 행위가 불가능해지고 홍보용으로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것도 금지된다. 이와 함께 법률 플랫폼에서 유료 광고를 하는 변호사들을 징계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 사실상 로톡을 비롯한 리걸테크 업계를 초토화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로톡 등 리걸테크 업체에 가입된 변호사들의 탈퇴를 유도하고 있고 현재는 계도기간”이라며 “탈퇴를 하지 않을 경우 변호사법 위반으로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리걸테크가 ‘제2의 타다’가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문제는 방치한 채 신(新)산업만 규제한다는 것이다.

로톡을 이용하는 변호사 A씨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유입되며 변호사 수가 증가해, 한 달에 사건 한 건 수임하기도 어려워졌다. 갓 개업한 청년 변호사들은 이런 서비스를 통해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변협은 법률 브로커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영업이 어려운 변호사들만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쿨 학생들도 법률 서비스 시장이 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로스쿨 재학생 B씨는 “시대 흐름이 IT 기술을 이용해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추세인데 변협의 규제는 시대착오적”이라며 “불법 정관, 불법 사무장 같은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맹목적인 기술 의존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일부 리걸테크 업체가 제공하는 형량 및 소송 결과 예측 서비스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변호사법으로 금지돼있다”며 “인공지능(AI)이 중립적이지 않고, 알고리즘 또한 무조건적으로 믿을 수 없기 때문에 AI를 통한 법률 정보 제공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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