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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공룡 살던 호수에서 ‘인생샷’...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여행] 공룡 살던 호수에서 ‘인생샷’...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기사승인 2021. 06. 0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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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폐채석장에 형성된 호수와 야산 절개지가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김성환 기자
안산 글·사진 김성환 기자 = “호수의 물이 참 맑아요. 어느 날은 파랗고 또 어느 날은 초록색으로 보여요.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물 색깔이 달라지는데 하늘이 맑은 날에는 더 장관이에요. 신비롭다고 해야하나…” 경기도 안산 김선철 문화해설사의 말이다. 대부도에 호수가 하나 있는데 물빛이 아름답고 주변 풍경도 수려하단다.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얘기다. 대부도는 이미 이름난 나들이 명소다. 대부도로 향하는 길은 수도권 드라이브 코스로 잘 알려졌다. 시화방조제를 따라 바다를 가로지르고 선재도나 영흥도(인천 옹진), 제부도(경기 화성)까지 갈 수도 있다. 그런데 호수는 낯설다.

여행/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천연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탐방로가 주변을 에두른다./ 김성환 기자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은 대부도 남쪽에 있다. 탄도항에서 가깝다. 차량통행을 막기 위해 설치한 철문을 지나 풀과 나무 사이를 가르는 탐방로를 따라가면 두 개의 거대한 야산 절개지가 느닷없이 등장한다. 칼로 썰어낸 듯, 깎아지른 절벽 아래 펼쳐진 고요한 호수. 청록색 물빛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지니 천연한 멋이 들은 대로다.

대부광산은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채석장으로 운영됐다. 김 해설사는 “잡석을 참 많이 캤어요. 물 깊이가 50m나 돼요. 산 높이도 50m라니까. 1999년인가 공룡발자국 화석이 나온 겁니다. 채굴이 중단됐는데 돌 캐낸 자리에 물이 차서 호수가 됐어요”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은 총 23점이다. 초식공룡인 케니리키리움 발자국 화석이 나왔고 양치식물류인 클라도플레비스 이파리 화석도 발견됐다. 아주 먼 옛날에 이 일대는 바다나 호수였을 것으로 추정된단다. 야산 절개지에 가로로 난 층리가 선명한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일대는 약 7000만년 전에 형성된 퇴적층으로 추정된다. 당시는 중생대 후백악기인데 쥐라기에 번성했던 공룡이 멸종한 것도 이 무렵이다. 폐채석장 전체가 공룡은 물론 공룡이 멸종하기 직전의 환경을 추정하는 중요한 자료인 셈이다. 이 가치를 인정받아 2003년 경기도 기념물 제194호로 지정됐다.

여행/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절개지 정상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김성환 기자
여행/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절개지 정상에서는 화성 전곡항과 제부도, 안산 탄도항과 누에섬이 다 보인다/ 김성환 기자
물이 고인 자리는 ‘호수’라고 하기에는 작다. 그러나 판판한 땅에서 불쑥 솟은 봉우리를 배후에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데다 절개지의 층리까지 또렷하니 눈이 놀랄 이색적인 풍경이 만들어진다. 역설적이게도 개발의 치열함이 꼭 보존해야할 유산을 생산했다. 위로 50m, 아래로 50m. 이토록 길게 절단된 퇴적암층은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단다. 화석들은 어디 있을까. 호수 앞 잔디광장에 일부가 전시 중이다. 흔적이 흐릿하지만 자세히 보면 움푹 패인 곳이 눈에 띈다. 안산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탄도항 들머리의 안산어촌민속박물관과 성호공원에도 일부 화석을 전시하고 있단다.

어쨌든 ‘인증샷’에 열광하는 ‘청춘’들에게는 제법 괜찮은 배경이다. 주변 정비가 시작된 것은 꽤 오래 전이지만 꽉 막힌 일상이 못 마땅한 요즘 들어 찾는 이들이 조금씩 느는 추세다. 잔디광장에서 호수와 절개지를 다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원시적이고 이국적인 풍경을 건질 수 있다. 잔디광장 아래에는 옛 채석장의 건물 뼈대도 남아있다. 캐낸 돌을 차에 싣던 곳이라는데 여기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가수도 있단다.

여행/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잔디광장에 전시 중인 공룡발자국 화석/ 김성환 기자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은 사진도 사진이지만 산책하듯 걸으려는 사람들에게도 적당해 보인다. 탐방로가 잘 나있다. 호수 앞을 지나고 잔디광장을 거쳐 절개지 정상까지 이어진다. 순환코스라 어느 방향으로 돌든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완주하는 데 약 1시간 걸린다. 절개지 정상 부근에서 경사가 가팔라지지만 급경사 구간이 길지 않으니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아이와 함께 걷는 가족도 많다. 숲이 좋은 구간도 있다. 볕을 피할 수 있을 만큼 나무가 빼곡하다.

절개지 정상의 전망이 압권이다. 높지 않지만 섬에 솟은 터라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다. 여기서는 호수와 절개지를 굽어볼 수 있다. 마치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밑에서 올려다 보는것과 느낌이 딴판이다. 망망한 서해도 보인다. 안산 탄도항과 누에섬, 화성 전곡항과 제부도가 눈에 들어온다. 두 개의 절개지가 이어진 능선의 ‘쉼터’도 좋다. 호수를 내려다보며 아늑하게 쉴 수 있다.

여행/ 탄도항 바닷길
탄도항 바닷길. 왼쪽에 보이는 섬이 누에섬이다. 갯벌체험을 하려는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김성환 기자.
여행/ 누에섬
누에섬에는 요즘 해당화가 활짝 피었다./ 김성환 기자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에서 탄도항이 멀지 않다. 탄도는 원래 섬이었다. 탄도방조제로 화성과 연결되며 뭍이 됐다. 탄도방조제를 건너 대부도로 들어올 수도 있다. 어쨌든 탄도항은 썰물 때에 누에섬까지 이어지는 1.2km의 ‘바닷길’로 유명하다. 높이 50m의 풍력발전기 3기도 볼거리다. 바다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다. 그래서 대부도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풍력발전기 덕에 해넘이 풍경도 이국적이다. 궁평항과 함께 대부도의 일몰 명소로 꼽히는 이유도 거대한 ‘바람개비’ 때문이다. 광활한 갯벌은 아이들에게 흥미진진한 놀이터다. 아이들은 게를 잡고 조개를 캐느라 개흙이 옷에 묻는 줄도 모르고 신이 났다. 탄도항 입구에 장화와 호미 등을 빌리는 곳이 있다.

누에섬에는 요즘 해당화가 활짝 피었다. 섬을 에두르는 산책로가 해당화로 화사하다. 바다냄새를 지울 만큼 꽃향기도 좋다. 누에섬은 누에처럼 생겼다. 탄도항에서 보면 누에가 바다를 기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고 보니 풍력발전기 옆에도 거대한 누에고치가 있다. 제어실을 외부를 누에고치 모양으로 마감했는데 아이디어가 재미있다. 누에섬에는 등대도 있다. 무료다. 전망대에서 보면 제부도가 코앞이다. 마리나 시설을 갖춘 전곡항을 오가는 요트의 행렬도 멋지다. 누에섬 인근 개펄에는 ‘부부바위’가 있다.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갔던 부부가 돌아오지 못하고 바위가 됐다는 얘기가 전한다.

여행/ 바다향기수목원
바다향기수목원/ 김성환 기자
여행/ 바다향기수목원
바다향기수목원 ‘장미원’/ 김성환 기자
대부도 남쪽에는 바다향기수목원도 있다. 사람들은 탄도항이나 안산대부광산 퇴적암층과 함께 구경한다. 여기도 입장료가 없다. 그러나 식물의 종류와 시설 수준이 여느 유료 수목원 못지않다. 1000여 종의 식물을 전시 중인데 테마에 따라 정원을 정말 잘 꾸며 놨다. 요즘은 형형색색 장미꽃이 화사한 장미원이 볼만하다. ‘심청연못’도 돋보인다. 작은 폭포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12개의 정갈한 인공 연못을 관통해 흐른다. 연못은 심청 이야기에 나오는 인당수를 상상해 만들었단다. 연못 주변에 심어 놓은 키 작은 삼색버드나무도 아주 멋지다. 허브원은 전망이 좋다. 대부도와 화성을 관통하는 서해의 물길이 보인다. 백미는 ‘상상전망돼’다. 언덕 위에 있는 전망대인데 ‘모든 상상이 전망되는 곳’이란 뜻이다. 여기서는 시야가 더 탁 트인다. 서해와 시화호가 한눈에 들어오고 맑은 날에는 충남 당진까지 보인다.

대부도는 바닷바람 맞으며 걷기도 좋다. ‘대부해솔길’이 섬을 에두르니 마음에 드는 풍경을 찾아 잠깐씩 걸어본다.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탄도항, 누에섬, 바다향기수목원은 7코스, 7-1코스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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