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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상폐…업비트의 모호한 상장기준 논란

역대 최대 상폐…업비트의 모호한 상장기준 논란

기사승인 2021. 06. 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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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량적 평가기준 없어…프로젝트와 불통
업비트 "사칭 악용 막으려 비공개"
업비트의 모호한 상장 기준이 대규모 상장 폐지와 유의종목 선정 사태를 불러 일으켰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프로젝트와 소통했다는 업비트의 입장과 달리 명확한 기준이나 연락이 없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비트 상장 체크리스트에 따르면 21개 항목에는 정량적 평가 기준이 1개도 없다. ‘표절·사기 등 평판에 큰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사업계획에 중대한 이슈가 발견되지 않는다’ 등 21개 항목을 ‘예’ ‘아니오’ ‘해당 없음’ 중 1개 선택하고 ‘코멘트’ ‘즉시 필요한 조치’ 등을 간략하게 작성하는 정성적 평가가 전부다.

이 리스트는 크게 △기반 프로젝트의 투명성 △거래의 원활한 지원 가능성 △투자자의 공정한 참여 가능성 등 3가지로 분류돼 있다. 이를 다시 세분화해 △프로젝트 주요 정보 △법규 준수 및 법률실사 △기술 역량 △사용처 △기술 호환성 △빠른 대응 및 협조 능력 △초기 분배의 공정성 △네트워크 운영의 투명성 등을 평가한다. 상장 검토 대상에서 결격요건 유무를 판별하는 최소 요건이다.

가상자산 거래 지원 정책도 명확한 기준이 제시돼 있지 않다. 가상자산 거래 지원 정책에 따르면 가상자산 발행 주체는 업비트로부터 사전 검토와 세부 검토, 상장 심의 위원회 의결 등 3가지 과정을 거쳐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업비트 내부 정책과 법률 및 기술 검토를 통과해야 한다. 세부 검토에서는 가상자산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 과정을 거친다. 이후 상장 심의 위원회의 가상자산 거래 지원 기준을 만족시키는 의결이 완료돼야 최종 거래지원이 성사된다.

업비트는 상장 관련 자세한 내용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업비트 거래소를 사칭하거나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인 사항은 프로젝트 측과 소통하고 있다는 게 업비트의 입장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업비트 상장 체크리스트는 기본적인 요건이 갖춰져 있는지 최소 요건만 확인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정도”라며 “체크리스트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업비트 상장을 보장하거나 상장이 임박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프로젝트 측은 업비트가 상장이나 상폐 기준에 대해 소통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업비트 원화마켓에서 상폐된 퀴즈톡의 이근우 부사장은 “업비트 상장 당시 업비트에서 상장 기준이나 점수를 공개하거나 소통한 적 없다”며 “상장 관련된 구체적인 수치나 정량적 기준 역시 모른다. 내부 기준에 따라 상장됐다고만 안내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백서 이행에 대한 평가 기준이 없는 것 같다. 불투명한 자체 평가 기준을 적용한 업비트의 미숙함이 만들어낸 결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상폐에 대해서는 “사전 주의 없이 무조건 상폐니 언제까지 돈 빼라는 식의 공지라서 문제다. 투자자와 재단 모두 대처할 시간 없이 손실을 봐야 했다”며 지난달 31일 업비트로부터 소명 요청이 와 31일 6페이지 분량의 답변을 보냈지만 이후 개별 연락이나 협의 없이 상폐했다. 다른 프로젝트들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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