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초등생 문해력 키우기, ‘밥상머리 대화’에서 시작이다

초등생 문해력 키우기, ‘밥상머리 대화’에서 시작이다

기사승인 2021. 07. 19. 09:2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돌풍' 문해력을 둘러싼 오해와 초등생 문해력 키우기 전략
문해력은 인간의 종합적인 사고 영역…"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하는 공감 능력"
문해력 신장은 어휘력과 싸움…읽기·글쓰기·말하기 병행 필요
'지금은 원격 수업중'<YONHAP NO-2305>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수도권 학교들이 전면 원격수업에 들어간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성동구 무학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에서 2학년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
※다음 빈칸에 들어갈 말로 알맞은 것을 짝지은 것은?


★코로나 검사 결과 ( ㉠ )이 나오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국회에서 전국민 재난 지원금 예산안이 ( ㉡ )되어 모든 국민이 수령하게 되었다.
① 양성 - 부결 ② 양성 - 가결 ③ 양성 - 의결
④ 음성 - 가결 ⑤ 음성 - 부결

위는 자신의 ‘문해력’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문항이다. 만약 답을 선택할 때 잠시라도 멈칫 했다면 당신의 문해력을 의심해봄직 하다.

‘문해력’(文解力)이 교육계를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혹할 수 있는 문해력 이용 공부법을 다룬 서적이 베스트셀러 고지를 점령하고, 관련 유투브 영상 콘텐츠도 우후죽순 등장했다.

하지만 문해력은 단순히 영재 육성이나 교과 학습법이 아니라 자녀들이 ‘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공감 능력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교육계에서 인기몰이 중인 문해력을 둘러싼 오해와 문해력 키우기 노하우 등을 정리했다.

◇오해1=“문해력은 독해력이다” (X)
문해력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 본질을 올곧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문해력은 문장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종합적인 사고 능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문해력과 독해력(讀解力)을 동일시하는 것은 오해다. 주민철 서울 창원초 교사는 “문해력은 인간이 종합적인 사고를 하도록 하는 능력을 말한다”면서 “자신이 완벽한 이해에 도달하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까지도 포함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글을 잘 읽고 쓰는 행위에 국한하는 것도 아니다. 이는 ‘공부’라는 특정 영역에서 제한적으로 발휘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문해력을 기른 이는 나름의 관점을 갖고 인식하고, 실생활에 적용하고 다른 삶에 대한 공감도 상대적으로 크다.

주 교사는 “문해력은 사회생활을 원만히 하고 올바른 기본 소양을 지닌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해준다”며 “(주장이나 주제를) 곡해하지 않고 자기 나름 해석하고 적용할 줄 아는 능력이 문해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초등 공부는 문해력이 전부다>를 펴낸 김기용 도평초 교사는 “문해력과 독해력이 사전적 의미는 똑같다”면서도 “독해력이 읽고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정도라면 문해력은 나아가 ‘나는 어떤 관점을 갖고 있나’를 고민하고, 주변인과 대화하는 능력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오해2=“코로나19는 문해력과 상관없다” (X)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은 문해력 저하와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을까. 문해력을 ‘이해’와 ‘공감’이라는 키워드와 관련 짓는다면 코로나19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김 교사는 “코로나19와 문해력 저하의 관련성은 분명히 있다”면서 “일상생활만 봐도 도서관 이용이 어렵고 교실 내 수업이 줄면 (문해력을 이용한) 작품 활동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문해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면 수업을 대체하는 원격수업이 주는 공감 부족도 문해력 향상의 제한 요소다. 주 교사는 “비대면 수업으로는 표정이나 인식을 교사와 학생이 주고받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문해력은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간의 공감 능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오해3=“문해력 키우기, 독서만이 왕도다” (X)
일부 학부모는 초등생 자녀 문해력 향상을 위해 독서를 강조한다. 하지만 문해력 키우기는 책읽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을 통해 가능하다.

주 교사는 “문해력은 글이 아닌 그림이나 소리를 대상 적용이 가능하다”면서 “음악이나 영상을 듣고 보면서 해석 능력을 기르는 것도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리터러시(literacy) 운동 차원에서 문해력에 접근하며 책이나 그림, 음악 외에도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문해력 신장법이 나오고 있다. 비주얼(영화) 리터러시와 디지털 리터러시 등이 대표적이 사례다. 영화 리터러시는 영화 속 관계를 현실에 빗대 설명하도록 하고 주인공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고민해보는 식이다.

비단 독서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김 교사는 “문해력 향상을 위해 독서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면서도 “하지만 다독(多讀)보다는 정독(精讀)을 하고 글쓰기와 말하기를 병행하는 습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어휘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자녀들이 글과 문장, 단어를 ‘다루는 습관’을 갖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면 모르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는 습관 등이다.

순우리말을 강조하는 추세지만 한자어를 알면 어휘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김연옥 전 서울시 수석교사는 “한자어는 한자를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라 풀어서 설명해주는 과정이 뒤따르는 만큼 문해력에 도움이 된다”면서 “한자어를 중국말이라는 배척하는 편견에서 벗어나 문해력 신장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밥상머리 대화’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 교사는 “초등학생 자녀와 부모가 함께 식사하며 일상생활 등 특정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대화법이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도 문해력 신장을 위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답 ④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