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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호 NH證, 옵티머스 딛고 최대 실적…하반기 IB 강자 굳힌다

정영채호 NH證, 옵티머스 딛고 최대 실적…하반기 IB 강자 굳힌다

기사승인 2021. 07.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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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 거둬
영업이익 '1조클럽 가입' 예약
당국 옵티머스 최종처분 남아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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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속에 ‘근심’이 엿보인다. 정영채 사장이 이끄는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사태의 악재를 딛고 상반기 최대 실적을 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회사 안팎의 상황이 축포를 터뜨리기엔 녹록지 않아서다.

실적만 놓고 보면 2분기 주식 거래대금 감소에도 선방했다. 정 사장의 보수적 운용 전략으로 보유 투자자산의 운용손익이 크게 늘었고, 디지털 채널 고객 자산 확대로 자산관리(WM) 이자수지 증가세가 유지됐다. 옵티머스 펀드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도 선제적으로 쌓아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앞으로가 관건이다. 옵티머스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최종 처분이 남아 있고, 코로나19 재확산 이슈로 하반기 업계 전반의 실적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IB 강자’로서 명성 사수에도 사활을 걸어야 한다. 증권사 간 기업공개(IPO) ‘빅딜’ 주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판세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정 사장은 농협금융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디지털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한편 리스크를 최소화해 ‘WM과 IB’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25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279억원, 영업이익은 76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2%, 119% 증가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올 연간 기준 ‘영업이익 1조 클럽’ 대열에 합류가 예상된다.

정 사장의 보수적인 투자 자산 운용 전략이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운용손익 및 관련 이자수익이 65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단기 금리 상승으로 채권 평가 손실이 늘었으나, 지난해 4분기 인식했던 자산손상(약 1600억원) 중 일부가 재평가를 통해 환입되면서 이익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옵티머스 펀드 사태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도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까지 총 2500억원 가량을 선제적으로 쌓아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 여파에도 WM 부문 역시 선전했다. 디지털채널 고객 자산 확대 및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WM관련 이자수지는 1334억원으로 같은 기간 106% 불었다. 정 사장은 일찌감치 MZ세대를 겨냥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왔다. 지난해 WM디지털 사업부를 신설했다.

최대실적에도 걱정거리는 남아 있다. 옵티머스로 인한 실적 불확실성은 해소했지만, 금융당국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3월 25일 3차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정 대표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내렸고, 회사에 대해 업무 일부정지 및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에 건의했다. 금융위의 최종 판단에 따라 정 대표와 회사의 명운이 판가름 난다.

또 하반기 업계 실적 둔화 전망에 따른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 상반기 증시 상승에 대한 부담과 금리 인상, 코로나19 재확산 이슈로 하반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IB 역시 대면업무와 실사가 어려워지면서 적극적인 딜 성사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분기만 해도 NH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1701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9% 줄었다. IB 수수료 수익은 780억원으로 같은 기간 17% 감소했다.

정 사장의 주무기인 ‘IB 강자’로서 입지도 공고히 해야 한다. 최근 경쟁사들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NH투자증권에 밀렸던 미래에셋증권이 상반기 IPO 시장 1위를 차지했고, 하반기엔 KB증권이 기업가치 100조원으로 예상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 주관을 맡아 순위 변동을 예고했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 롯데렌탈을 공동대표 주관한다. 상반기엔 주요 딜이었던 하이브 유상증자, 엔에이치스팩19호 IPO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장기적으론 업계 실적(순이익, 영업이익) 3위사에서 ‘톱’으로의 퀀텀점프도 과제다.

정 사장은 좌고우면 하지 않고 갈 길을 가겠다는 구상이다. NH투자증권은 IB 역량을 활용해 수익성 있는 딜을 발굴하고, 이를 상품화해 WM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가 강점이다. 특히 MZ 세대를 겨냥한 디지털 비즈니스에 중점을 둬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NH농협금융그룹과 시너지 및 디지털 비즈니스 선제적인 집중을 바탕으로 업계를 선도할 계획이며,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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