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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호주 신안보협력체 출범, 호주 핵잠수함 보유 지원...중국·프랑스 반발

미·영·호주 신안보협력체 출범, 호주 핵잠수함 보유 지원...중국·프랑스 반발

기사승인 2021. 09. 1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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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존슨·스콧 총리 "3국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 창설"
"오커스 첫 구상, 호주 핵추진 잠수함 획득 지원"
미 당국자 "호주 핵잠수함 보유 지원...단발성"...한국 등 핵잠 보유 추진 차단 해석
Biden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영국·호주의 새로운 안전보장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 발족과 관련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공동 화상 기자회견에서 스콧 총리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미국과 영국·호주의 정상이 15일(현지시간) 3국의 새로운 안전보장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 발족과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 보유 지원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라는 지속적 이상과 공동 약속에 따라 21세기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파트너 국가와의 협력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외교·안보·국방 협력을 심화하기로 결의했다”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오커스’라는 강화된 3국 안전보장 파트너십 창설을 발표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 정상은 “70년 이상 호주·영국·미국은 세 나라의 공동 가치를 보호하고, 안보와 번영을 증진하기 위해 다른 중요한 동맹과 파트너들과 함께 협력해왔다”며 “오늘 오커스 설립과 함께 우리는 이 비전을 다시 회부한다”고 설명했다. 오커스는 호주(AU)·영국(UK)·미국(US)의 국가명에서 딴 명칭이다.

또 이들은 오커스가 인도·태평양에서 안보·국방의 이익 지원 능력을 강화하고, 정보 및 기술 공유를 촉진하며 안보·국방과 관련된 과학·기술·산업 기반·공급망의 더 깊은 통합을 촉진할 것이라며 오커스의 첫 구상으로 해양 민주주의 국가로서 3국의 공통된 전통을 인정함으로써 호주 해군의 핵 추진 잠수함 획득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 보유 지원을 위한 최적의 경로를 모색하기 위해 18개월간의 3개국 조치를 출범한다며 “미국과 영국의 잠수함 프로그램을 토대로 호주의 능력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달성할 수 있도록 미·영의 전문 지식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 개발은 상호운용성·공통성·상호이익에 초점을 맞춘 3국 간 공동 시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3국 정상은 호주의 핵 잠수함 보유 지원이 핵 확산을 돕는다는 비판이 나올 것을 의식한 듯 “호주는 핵물질·기술의 비확산·안전·보안을 보장하기 위한 안전·투명성·검증·회계 조치에 대한 최고 기준 준수를 약속한다”며 “호주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포함한 핵무기 비(非) 핵무기 보유국으로서의 모든 의무를 이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3국은 글로벌 비확산에서도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깊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해 모리슨 총리는 핵 잠수함이 남부 애들레이드에서 미국 및 영국과의 협력 하에 건조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호주 정부가 프랑스와 2016년 체결한 900억달러 규모의 잠수함 계약을 파기했다고 밝혔다.

3개국의 오커스 발족과 모리슨 총리의 이같은 발언에 중국과 프랑스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오커스 발족이 궁극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중국은 “냉전 시대의 정신”이라고 반발했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은 이들 국가가 “제3국의 이익을 해치거나 표적으로 삼는 배타적인 구역을 구축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냉전 시대의 사고 방식과 이념적 편견을 떨쳐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호주 핵 추진 잠수함 보유로 기존 계약이 무산된 프랑스의 장 이브 르드리앙 외무장관과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장관은 공동 성명을 통해 “유감스럽다”며 “공식문서는 물론 프랑스와 호주 사이에 널리 퍼져있던 협력의 정신에도 반대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호주에 대한 핵 추진 잠수함 보유 지원이 ‘단발성(one off·단 한번 있는)’이라며 추가로 용인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당국자는 “극도로 민감한 핵 추진 기술을 호주에 허용하는 것은 많은 측면에서 미국 정책의 예외에 해당한다”면서 호주만 예외인 이유에 대해선 “호주는 핵무기 개발 의향이 없고 핵 비확산 노력을 선도적으로 진행했다. 또 올해는 미국과 호주가 뉴질랜드와 함께 체결한 공동방위 조약인 태평양안전보장조약(ANZUS) 체결 70주년”이라고 설명했다.

오커스 출범과 호주 핵 추진 잠수함 보유 인정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냐는 여러 차례의 질문에는 “이번 파트너십이 어느 한 나라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고 싶다”며 “국제적 규칙 기반 질서를 유지하고, 인도·태평양에서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려는 우리의 전략적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미 행정국 고위당국자의 이같은 발언으로 미뤄볼 때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핵 잠수함 보유는 당분간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4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핵 잠수함은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가 됐고, 이를 위해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해 7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차세대 잠수함은 핵 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이라고 밝힌 뒤, 지난해 10월 미국을 방문해 핵 잠수함 개발 계획을 설명하면서 핵 연료 공급을 타진했으나 미국이 난색을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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