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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소프트웨어 시장 ‘쑥쑥’… 현대차·기아 ‘무선업데이트·카페이’ 전략보니

車 소프트웨어 시장 ‘쑥쑥’… 현대차·기아 ‘무선업데이트·카페이’ 전략보니

기사승인 2021. 09.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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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출시예정 'GV60'에 탑재
車간편결제 카페이도 속속 도입
공장 증설보다 전략투자에 비중
2024년 이후 10조규모 쏟아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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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의 투자 방향이 공장 신증설 같은 시설투자에서 연구개발(R&D) 및 IT·테크기업 인수 같은 전략투자쪽으로 빠르게 기울기 시작했다.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키가 기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환되는 중대한 시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를 기점으로 현대차·기아의 R&D 및 전략투자 비용(약 7조원)이 공장 신증설 등의 시설투자 비용(약 6조6000억원)을 넘어선다. 향후 두 영역의 투자 비중은 점점 벌어져 2024년부터는 10조1000억원, 6조2000억원으로 10:6 까지 격차가 커진다.

지난 2018년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 참석해 “IT기업 보다 더 IT 기업 같아져야 하는 게 큰 과제”라고 한 바 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빠르게 체질개선에 나섰고 그 결과물이 하나둘 가시화 하고 있다.

그룹은 하반기 중 출시할 제네시스 GV60에 차량의 통합 제어를 전제로 하는 펌웨어 무선 업데이트(FOTA, Firmware over the air)를 처음으로 탑재한다. 테슬라가 미래차를 선도할 수 있는 힘 중 하나는 구입 이후에도 스스로 진화하는 OTA(over the air)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스마트폰에서 OS를 버전업 하듯 구매 이후 차량은 전자기기 뿐 아니라 구동에서까지 오히려 더 빨라지고 안정화 된다. 새로운 기능들도 지속적으로 추가 돼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 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전 차종에 FOTA를 입힌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 시점을 중심으로 전기차 경쟁력 핵심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본격적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용 소프트웨어는 단순히 차량 관리에 그치지 않고 외부와 소통하고 업무를 볼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이자 거대한 IT 기기 역할을 하게 된다. 차에 내리지 않고 이동 목적지에 주문과 결제를 동시에 진행, 상품까지 수령할 수 있는 카페이가 대표적이다. 이미 그룹은 ‘현대차 카페이’, ‘기아 페이’, ‘제네시스 카페이’ 등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19가 만든 비대면 환경에서 ‘드라이빙 스루’ 방식의 판매가 급증 중이라 시장 선점 중요성은 더 커졌다.

현대차그룹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총괄하는 현대오토에버를 보면 변화의 바람이 확연하다. IT 전문인력 채용을 매년 500명씩 시행해 2026년 기준 2000명까지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기준 본사 직원은 2289명으로, 사실상 5년내 직원수가 두 배로 늘거나, IT 인력으로 대거 교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향후 차량용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서비스를 확보해야만 미래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는 이제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바뀌고 있어 소프트웨어는 필수”라며 “OTA를 통해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해지면 연식이 된 차도 항상 ‘스마트’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김 교수는 “결국 자율주행시대로 가는 과정에서 판단하고 명령 내리는 핵심이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OTA를 통해 통신망과 OS 모두 역량을 쌓아가야 한다. 다 연결돼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는 기술이라, 업데이트 중간 과정이 잘못되면 주행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안전 등 핵심 업데이트는 직접 정해진 장소에서 할 수 있게 하는 등 이원화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카페이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차 안에서 결제부터 직접 물건을 차에 실어주는 작업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면서 “비대면 영업환경이 각광 받는 시대이기 때문에 소위 ‘인카페먼트’ 시장은 앞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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