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antos’s Space_2017001(2017 Drawing, Gold leaf on pigment print 90x120cm)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개인의 존재론적 질문을 시공을 뛰어넘은 전 인류적 사유로 확장해 작품 속에 담아내는 이매리 작가.
그는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지켜봤다. 또한 수많은 문자와 언어들의 생성과 소멸을 봐왔으며 수많은 민족과 국가의 흥망성쇠를 봐왔다”며 “이러한 내용을 시각화해 인류의 대서사시 같은 이야기들을 한 조각 한 조각, 시 한 구절처럼 늘어놓는다”고 작가노트를 통해 밝혔다.
작가는 구약 성서의 ‘창세기’, 영미 모더니즘 시인 에즈라 파운드의 장편 시집 ‘캔토스’ 등을 작품 표면에 필사한다. 금박 및 금분을 이용해 캔버스의 전면부에 일정한 간격의 점, 또한 한글이나 알파벳으로 된 텍스트를 올려놓는다. 변하지 않는 속성을 가진 금을 이용해 새겨진 텍스트는 과거, 현재, 미래의 영속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