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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2만원→시중 83만원’ 코로나19 치료제 가격 논란 불구 亞사재기 경쟁 왜?

‘원가 2만원→시중 83만원’ 코로나19 치료제 가격 논란 불구 亞사재기 경쟁 왜?

기사승인 2021. 10. 1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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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머크앤드컴퍼니(머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사진=AP·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할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는 먹는 알약 치료제가 고가 논란에 휩싸였다. 한 세트 가격이 700달러(약 83만원)로 나타나 저소득 국가들에는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인 데 반해 아시아 국가들은 벌써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케이블뉴스채널 CNN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제약회사 머크앤드컴퍼니(머크)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를 놓고 아시아 국가들이 주문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몰누피라비르는 한 세트가 총 40정(200mg 캡슐)으로 구성된다. 하루 4알씩 두 번, 총 5일간 40알을 복용하는 항바이러스제다. 이 약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긴급사용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시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영국 과학분석업체 에어피니티에 따르면 현재 10개 국가가 몰누피라비르 구매 계약을 체결하거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8개 국가는 한국·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몰려있다. 이에 대해 CNN은 “상대적으로 백신 도입이 늦었던 아시아 국가들이 당시 실수를 교훈삼아 최신 무기(치료제)만큼은 먼저 비축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고 풀이했다.

다만 “치료제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지난해 부유한 나라들이 저소득 국가들을 외면한 채 자기 것만 비축했다고 비난받았던 백신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고 CNN은 덧붙였다.

빈국들은 사재기 경쟁은 고사하고 너무 높게 책정된 가격에 두 번 우는 실정이다. CNN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170만 세트를 12억달러(약 1조4200억원)에 구매하기로 했다. 이를 세트당 가격으로 계산하면 약 700달러가 된다. 반면 한 세트 원가는 18달러(약 2만원)에 불과하다고 CNN이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밝혔다.

게다가 제약사는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부추겼다. 비용을 분석한 즈니타르 고담 연구원은 “제약사가 많은 이익을 붙이는 것은 흔하지만 자금 지원까지 받고도 높은 가격을 매겨 놀랍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백신처럼 치료제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 논란이 거세지자 머크사는 나라마다 ‘차등 가격제’ 적용 계획을 내놓았다. 104개 중소득 국가를 위해 복제약 생산 면허 계약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국경없는 의사회’ 등은 머크사가 여전히 특허·가격·공급을 통제할 수 있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레이철 코언 미 소외질환신약개발재단(DNDI) 상무이사는 “(세계는) 백신을 두고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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