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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마이데이터 시작 전 물밑 경쟁…고객 확보 압박 은행원 ‘몸살’

[취재후일담] 마이데이터 시작 전 물밑 경쟁…고객 확보 압박 은행원 ‘몸살’

기사승인 2021. 11. 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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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 고객이, 언제까지나 우리만의 고객이 아니죠.”

18일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습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작으로 은행권의 기존 고객 이탈 방지와 신규 고객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주요 시중은행은 다음달 1일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범 시행합니다. 이에 앞서 신규고객 선점을 위한 마케팅 활동도 치열합니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은 고객들이 마이데이터 오픈 안내 알림과 사전 예약을 하면 추첨을 통해 음료쿠폰과 전자기기, 상품권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입니다.

많은 고객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일부 시중은행 등은 직원별로 고객 참여 실적을 할당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은행원들은 가족과 지인까지 동원해 이벤트 참여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은행권의 물밑 경쟁 가열로 영업점 직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고객 추천수 등 실적은 업무 평가의 일환이기에, 직원들에겐 압박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 은행원은 “윗선에서 마이데이터 시행 전 고객을 상대로 이벤트 참여 독려에 적극 나서라는 공지가 내려와 신경이 쓰인다”고 토로합니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나 빅테크 기업에 흩어진 개인의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를 통해 전 금융권의 고객 정보를 활용하고, 고객에 알맞은 자산관리 상품을 제안하는 등 사업 확장 가능성이 무한합니다.

은행마다 고객 유치에 열을 올려 방대한 데이터를 모으려는 노력도 이 때문입니다. 서비스 제공에 핵심인 고객 수가 부족하면 빅데이터 확보가 어렵고, 분석의 정교함이 떨어지게 됩니다. 은행들은 초기에 끌어모은 고객과 데이터로 자산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 뒤, 신규 고객을 끌어오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마이데이터 사업에 있어 초기 고객 수도 중요하나, 중장기적으론 서비스 시행 후 데이터 활용도 관건입니다. 금융권 내 마이데이터가 ‘새 먹거리’로 떠오른 만큼, 과도한 선전 경쟁은 지양하고 경쟁사보다 차별성 있는 서비스를 준비해 금융 소비자들과 은행권이 ‘윈윈’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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