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中 국유기업 ‘양치’에게 불어닥친 베이징 엑소더스 바람

中 국유기업 ‘양치’에게 불어닥친 베이징 엑소더스 바람

기사승인 2021. 11. 30. 15:3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올해에만 7곳 탈출…대부분 상하이·선전으로 이전
슝안신구
지난 4월 본사를 베이징 인근의 슝안신구에 두기로 결정한 중국웨이싱왕뤄그룹의 본사 낙성식 전경. 한정(韓正) 부총리가 직접 참석했을 정도로 중국 정부의 관심이 지대한 행사였다./제공=징지르바오.
중국의 국유기업을 의미하는 ‘양치(央企·중앙기업)’들이 최근 본사를 수도 베이징에서 지방으로 과감하게 이전하는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총 98개의 양치 중 베이징을 떠나거나 탈출을 고려 중인 기업은 올해에만 7곳에 달한다.

이들 기업은 베이징 인근의 신도시 슝안(雄安)신구를 비롯해 상하이(上海), 광둥(廣東)성 선전 등으로 이전을 완료하거나 옮길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많은 회사들이 이른바 베이징 엑소더스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언론의 30일 보도를 종합하면 이들 양치의 면면을 보면 베이징 엑소더스라는 말은 진짜 과장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중국의 위성 및 네트워크 사업을 총괄하는 중국웨이싱왕뤄(衛星網絡)그룹과 화학 산업 분야의 거인인 중국중화(中化)그룹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각각 4·5월에 본사의 슝안신구 이전이 결정되자마자 신속하게 바로 행동에 나섰다.

8월에는 전력 회사인 중국화넝(華能)그룹이 베이징 엑소더스 결정을 밝혔다. 올해 내에 본사가 완전히 슝안신구로 이전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세계 최대인 싼샤(三峽)댐 건설과 운영 주체인 싼샤그룹은 9월에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이전을 완전히 마무리했다. 중국전기장비그룹 역시 비슷한 시기에 상하이로 본사를 옮기는 행보에 나섰다.

이외에 하반기 들어 본사 이전을 결정한 중국선박그룹은 다음달 15일 베이징을 완전히 떠날 예정이다. 최근에는 중국전자정보산업그룹이 올해 안에 선전에 둥지를 틀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베이징 엑소더스 행렬에 가세했다.

이처럼 거대 양치들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베이징을 떠나는 것은 역시 정부 당국의 ‘공동부유’라는 국정 철학과 관련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거대 기업들의 지방 이전을 통해 ‘공동부유’의 실현에 필수적인 국토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려 한다는 말이 된다.

수도 베이징에 본사를 두는 것이 양치들의 시장화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당국의 자각 역시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너무 포화상태가 된 베이징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기형적인 도시가 되면서 오히려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판단도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이는 중국 당국이 수년 전부터 베이징 인근의 슝안신구를 대대적으로 건설 중인 현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그동안 베이징에 본사를 두는 것을 고집했던 중국의 양치들이 전국 곳곳으로 흩어질 날이 머지 않았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