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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폐 모세관성 혈관종증 환아 폐 이식 성공

세브란스병원, 폐 모세관성 혈관종증 환아 폐 이식 성공

기사승인 2021. 12. 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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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이겨내고 입원 1여년 만에 건강하게 퇴원
“저희 아이와 같은 희귀병을 가진 분들을 병원에서 3분 정도 만나봤는데 모두가 다른 증상들이고 하다보니 이 희귀병에 대한 정보도 서로 많이 부족했고 알려지지 않은 병이다 보니 보호자인 저조차도 처음에는 생소했던 병이었고 인터넷으로 밖에 찾아 볼 수 밖에 없었는데, 너무 극단적인 상황이나 이야기 밖에 없어서 보다가 너무 절망해서 아예 이 병에 대해 인터넷으로 찾아보지 않았어요. 이 기사가 OO이와 같은 희귀병을 가지고 계신 분들께 희망의 메시지가 되었으면 합니다. OO이의 희귀병을 알릴 수 있게 도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폐 이식 A군 어머니)

희귀질환인 폐 모세관성 혈관종증 환아가 폐 이식을 받고 무사히 퇴원했다. 폐 모세관성 혈관종증은 폐 모세혈관이 비정상적으로 과다 증식하고 혈관 내막이 두꺼워지는 희귀질환으로, 폐동맥 고혈압을 유발한다. 발병 원인은 불명확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생존 기간은 3년 밖에 되지 않는다. 근치적 치료 방법도 이식 외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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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은 폐 기능을 상실한 환아 A군(만 14세)에 대한 폐 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고 1일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A군은 지난해 11월 증상이 악화돼 세브란스병원으로 전원했다. 근치적 치료를 위해 환자를 폐 이식 대기자로 등록한 동시에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치료를 진행했다. 하지만 올 8월 상태가 위중해져 소아심장중환자실에 입원, 기도 삽관 후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인공호흡기 치료에도 상태가 악화돼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 치료를 병행했다.

A군은 입원 9개월 여 만에 뇌사 기증자의 폐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이식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수술 당일 환아에게서 동공 확장이 발견됐다. 동공 확장은 이식 후 예후가 불량할 수 있다는 단서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폐 이식팀은 적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히 이식에 문제 없는지를 확인했다. 에크모 치료 중으로 이동조차 어려웠지만 CT 촬영만 두 차례 진행했다.

A군은 폐 이식 전후로 중환자실에서 약 한 달 동안 혼자서 병마와 싸워야 했다. 당시 중환자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면회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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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은 인공호흡기·에크모 치료를 견뎌냈다. 대퇴부와 목 혈관에 인공호흡기를 삽입하면 거동이 힘들어지지만 A군은 재활훈련에도 열심이었다. 이식 받은 폐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호흡·운동 근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침상에 눕는 시간은 줄이고 홀로 앉고, 걷는 과정을 통해 코어 등 근력을 자극했다. 크나큰 인내가 필요한 폐 이식 과정을 보호자의 도움 없이 혼자 이겨낸 A군은 지난 9월17일에 일반 병실로 옮겨지고서야 가족들과 재회할 수 있었다.

A군 어머니는 “아들이 신체적, 정신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의료진들의 정성 담긴 진료와 위로가 큰 힘이 됐다”며 “세브란스병원을 믿고 충실히 진료를 계속해서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폐 이식을 집도한 이진구 흉부외과 교수는 “호흡기내과, 심장혈관외과 등 다양한 과와 함께 환자 컨디션에 맞는 최적의 진료 방향을 설정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폐 이식은 면역억제제 섭취와 호흡·운동 재활이 필수인 분야이기 때문에 환자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케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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