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지금이 가장 행복”…2년 만에 꽉찬 무대에 웃음꽃 활짝

“지금이 가장 행복”…2년 만에 꽉찬 무대에 웃음꽃 활짝

기사승인 2021. 12. 02. 13:3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서울시, 지난 7월 문화예술계 지원 예산 편성 21개 단체 지원
연말까지 94회 공연 69개교 학생 무료 관람…내년 606개교로 확대
샬롯07
지난달 24일 서울시의 초·중·고 학생 문화공연 관람료 지원사업을 통해 은평구 선일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뮤지컬 ‘샬롯의 거미줄’을 단체관람했다./제공=서울시


“2년 만에 다시 박수소리를 듣게 된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빅마켓 금천점 레미 어린이극장. 은평구 선일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의 박수와 환호를, 무대 뒤에서 확인한 홍미경 극단레미 대표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이날 선일초 5학년 99명의 학생들은 단체로 뮤지컬 ‘샬롯의 거미줄’을 관람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작과 함께 서울시의 초·중·고 학생 문화공연 관람료 지원사업을 통해서다.

2일 시에 따르면 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피해를 본 공연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7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문화예술단체 지원 예산 6억원을 확보했다. 이 예산은 21개 단체의 94회 공연을 지원한다. 서울시내 69개 학교 학생들이 공연을 볼 수 있는 규모다.

단체관람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교통문제. 시는 전세버스 지원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홍 대표는 “학교에서 공연장까지 전세버스를 지원해주고 안전요원도 배치하는 등 안심하고 공연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서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1997년 창단한 극단레미는 연간 12~13편의 가족뮤지컬을 제작·공연하고 연인원 10만여명의 관객을 유치한 어린이 뮤지컬 전문극단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공연장의 문을 닫으면서 피해도 고스란히 떠안았다.

홍 대표는 “민간 단체는 시 또는 국가 지원단체가 아니니까 배우들도 쉴 수 밖에 없었고 참혹했다”면서 “지금은 시 지원으로 다시 무대를 올릴 수 있게 돼 배우들도 힘이 생기고 저도 삶의 에너지가 생겨나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샬롯의 거미줄’은 1952년 출간된 이래 전 세계적으로 4500만부 이상 팔린 아동문학의 고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초등학교 필독서다. 주인공 돼지 윌버가 어려울때마다 그를 돕는 거미 샬롯과의 우정을 다뤘다. 극단레미가 지난 2018년 창단 20주년을 맞아 라이센싱 제작으로, 국내에 뮤지컬로 선보였다.

윌버와 샬롯이 친구가 돼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공연에 빠져든 학생들은 “꼭 다시와서 보고싶다” “거미줄로 최고의 선물을 준 샬롯을 보고 울었다” “연기자분들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등의 소감문을 냈다. 

학생사진
소감문
또 다른 공연단체 ‘하늘에’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맥스루케이도의 원작동화 ‘넌 특별하단다’를 무대에 올렸다. 작품은 마을 사람들의 기준으로 볼때 무엇하나 잘하는 것 없는 실수투성이 펀치넬로가 자신을 만든 목수 엘리 할아버지를 만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아이인지 알게 되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아시테지) 부이사장이기도 한 나숙경 하늘에 대표는 “어릴때부터 누구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어야하고 국가가 그런 환경을 만들어줘야하는데 이번 서울시의 어린이 청소년 관람지원사업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0 아동·청소년 공연예술 활성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공연 분야의 경우 주관객 연령이 5~7세(44.8%)에 편중돼 다양한 창작물이 나오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시는 내년 예산을 24억3300만원으로 확대하고, 관람대상 학교도 606개교로 8.8배 늘려잡았다.

홍 대표는 “입시에 지친 청소년들은 사춘기에 정서적 안정과 교양을 쌓을 수 있는 공연을 많이 접할 기회가 없다”며 “이번 서울시의 티켓지원 사업처럼 꾸준한 지원으로 민간공연단체가 계속해서 공연을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