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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무 거부’ 장기전 끌고가는 이준석…왜?

‘당무 거부’ 장기전 끌고가는 이준석…왜?

기사승인 2021. 12. 0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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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일정 취소한 채 부산→순천→여수→제주 이동
尹 입당부터 예견된 갈등
李 "'윤핵관'이 상황 악화시켜…요구 위했다는 건 모욕적 인식"
[포토] 갈등 깊어지는 국민의힘 선대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 인재 영입 및 운영 관련해 윤석열 대선 후보측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1일 국회 국민의힘 사무실 복도에 붙여진 이 대표와 윤 후보의 포스터가 보이고 있다./이병화 기자
선대위 구성, ‘당대표 패싱’ 논란으로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번엔 제주로 이동했다. 이 대표의 극단적인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정권교체가 불발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의한 발로라는 해석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경쟁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여객선을 타고 제주도로 입도했다. 이 대표는 제주에서 4·3 희생자 유족들과 간담회 겸 오찬을 했고, 오후에 비공개 일정을 진행했다. 지난달 29일 음주 후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메시지를 남긴 뒤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부산→순천→여수→제주로 이동한 것이다.

◇도화선 된 선대위 구성…“서울 쉽사리 올라갈 생각 없어보여”

이 대표의 당무 거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윤 후보와 이 대표 간의 해묵은 갈등이 잠행이라는 방법으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앞서 윤 후보의 입당식에 이 대표가 불참했던 사례, 다수의 TV토론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합류 등의 과정에서 윤 후보와 이 대표는 공개적으로 파열음을 내진 않았지만,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해왔다.

특히 갈등의 도화선이 된 것은 선대위 인선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불참, 이수정 교수의 선대위 공동위원장 임명 문제를 기점으로 이 대표가 잠적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윤 후보의 핵심 관계자 발(發)로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들이 역시 사태를 키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도 이 대표는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꾸준히 개진해왔다. 하지만 이것이 전혀 관철되지 않자, 행동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전날 순천에서 이 대표와 만난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 대표가 대선 승패의 위기감 때문에 이 같은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최소한 대선을 이길 수 있는 정도로, 대표와 후보, 당 전체가 같이 잘 해나갈 수 있을 정도의 어떤 조건들이 관철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가) 이대로 가면 대선을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자기가 생각하는 이 위기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서울로 쉽사리 올라갈 생각은 없어보였다”고 당무 거부가 장기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現대선주자 vs 차차기 주자 권력다툼 분석도

이 대표가 윤 후보에게 당무 우선권을 넘기게 된 것도 이번 잠적의 배경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의 대선후보와 미래의 대선후보가 맞붙게 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030세대의 거센 바람을 타고 한국 헌정사 최초로 30대·0선의 제1야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 과정에서 젊은 세대가 상당수 보수진영으로 유입됐다. 당 세력확장에 지분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신인 격인 윤 후보에게 모든 당권을 빼앗기고, 자신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게 되자 강수를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당 안팎에서 ‘차차기 대선후보’로 언급되고 있지만, 이대로 입지가 좁아진다면 정치적 기반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지방선거 공천 문제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안팎에서 그의 행보를 두고 비판이 일자 이 대표도 이날 잠행 후 처음 입을 열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선 후보의) 핵심 관계자 발로 언급되는 여러 가지 저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들이 지금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제가 뭘 요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보시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모욕적인 인식”이라고 밝혔다. 또 “당무 거부냐 얘기하시는데, 우리 후보가 선출된 이후에 저는 당무를 한 적이 없다”고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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